스무살 무렵에 이 노랠 만났고..
가위 눌려..무서운 밤이거나
이런 저런 시름으로 뒤척이는 깊은 새벽엔..
이 노랠 낮게 읊조리며 온 밤을 지새우곤 했었다.
그 시절에도 구슬픈 가락이 이유없이 좋았었다.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 주던 곱디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
봉숭아꽃이 여직도 피어 있다니..
어찌하다 보니 올여름 손톱에 봉숭아꽃물도 못들이고 넘어가나 했더랬는데..
일단 자전거를 멈추어 지나가는 행인들이 뜸해지길 기다린다.
봉숭아꽃을 찍는 척 하며..
몇 대의 자전거가 지나가고..
운동하는 멋쟁이 여자 하나가 지나가고..
기타등등..여러사람이 다 지나가고..
마침내 인적이 뜸한 틈새를 공략해서 봉숭아 서리에 성공..ㅎ~
속으로..
어차피 다 떨궈질텐데 쓰일모 있게 쓰여진다면
봉숭아 입장에서도 그닥 기분 나쁠 일은 아닐꺼라며..
스스로 변호해 가며..
그래도 찔리긴 쪼매 찔리더라..
마땅히 담아올 곳이 없어 내 핸드백 속에다 살풋 얹어서
고이고이 집으로 가져 왔다.
봉숭아 꽃잎이랑 이파리에 백반을 넣어서..
콩콩콩 찧어..손톱에다 올려둔다.
참을성이 없는 난..
무명실로 묶구 어쩌구 해서 하룻밤을 도저히 잘 수가 없다.
한 시간 여..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그냥..
그래도 참 이뿌게 물이 들었다.
지금은 저 봉숭아꽃물이 손톱 끝에서 대롱이고 있다.
냉장고에 넣어둔 걸루 다시 한 번 더 들여야겠다.
참.. 첫눈 소식이 있을거랬는데..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꽃물이 손톱 꿑에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 했지..
어쩌면 첫사랑이 이루어질지도..후훗~~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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