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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내남자 이야기

시월의 마지막날

by 벗 님 2010. 11. 2.

 

 

 

 

 

 

 

 

 

 

 

 

 

 

 

 

 

 

 

 

 

 

 

 

 

 

 

 

 

 

 

 

나만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시월의 마지막 날..

마지막 밤에 사람들은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둔다.

 

이용의 노래..잊혀진 계절.. 탓일까..

아마 그 노래 이후 시월의 마지막날은..

왠지 그냥 보내어선 안될 거 같다는 관념에 잡혀있다.

아주 오래..오래 전부터..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해주던 

시월의  그 마지막 하루가..흐른다.

그렇게 가을이 저물고 있다는 것이 아쉬워

잡고픈 맘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에..전원 꺼진 내 핸폰을 켜니 삐삐언니의 문자가 와 있었다.

해찬이는 시험이 있어 못간다고..

부랴부랴..우나 깨워 봉사활동 현장에 데려다주니 못하겠단다.

아는 친구 하나 없는 곳에서 종일을 못있겠단다.

기집애 일부러 부탁해서 마련한 자린데..

 

버스 타고 갈테니 그냥 내려달라며..

어쩐지..환하게 미소 지으며 차에서 급히 내리는 폼새가..

어린시절 자라던 동네를 보니 너무 반가웠던 게지..

그렇게 추억여행을  하고팠던 게지..

그렇게 우나는 오랜만에 온 어린시절 살던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옛추억을 더듬다 집으로 돌아갔단다.

 

 

 

 

 

 

 

 

 

내남자랑 나도..우리가 살았던 동네를 천천히 돌며..

잠깐 지난 시간 속에 머물다..행주산성으로 향한다.

 

행주산성 아래 잔치국수집..가끔 이집 국수가 생각난다.

아침녘인데도 사람들이 복작인다.

내남잔 언제나 잔치국수..난 늘 비빔국수..

참 희안하게도 냉면 먹을 땐..그 반대이다.

난 물냉..내남잔 비냉..

중국집에선 난 언제나 짬뽕..내남잔 자장면..

 

후훗~~그래..내남자랑 난 참 마니 다르다.

식성도 성격도 감성도 참 마니 다르다.

 

 

 

 

 

 

 

 

 

 

 

 

 

 

아이들 어릴적에 자주 오르곤 했던 행주산성..

입구에 아직 제 빛깔을 발하진 못하지만

노오란 은행잎이 햇살에 반짝인다.

 

토성길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을은 제 빛깔 완연한 갈빛으로 채색되어가고..

어느새 가을 들꽃무리들은 꽃잎 지고 씨앗을 품어

또 다른 세상의 들녘으로 씨앗을 흩뿌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

 

가을이 가고 있다. 저만큼..

 

 

 

 

 

 

 

 

이곳에만 오면 참 시린 새해 첫 날에..

아이들이랑 일출을 보러왔던 날을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에..처음에..사람들은 의미를 두려한다.

 

그렇게 새해 떠오르는 처음해를 봐야만..

무어든지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너나.. 나나 ..그렇게

가슴에  해같은 희망 하나는 품고 살아야만 했다.

 

 

 

 

 

 

 

 

강변에 하얀 들꽃 무리 지천이던 몇 주 전에..

저 강변길을 자전거로 달렸었다.

나 태어나 그토록 예쁜 코스모스길도 ..처음 보았던 날..

방화대교에서 양화대교까지였던가?

 

여튼 지명이나 인명엔 쥐약인지라 정확한 건 모르겠는데..

내 고물자전거로 저 보이는 끝간데까지 달렸었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햐아~~이뿌다..이뿌다~~

연신 감탄사를 내뿜으며..

 

 

 

 

 

 

 

 

 

 

 

 

 

스무살에..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 날에..

우리 둘이 가정대 연못에서 처음 대화를 나누던 날..

 

난..또 하나의 나를 발견한 듯한 환희에 전율했었지.

그랬었지..

착각이였을까..환상이였을까..

세월처럼 변해버린 것일까..

 

그냥 빠져버린 것이였을까?

그 날 그 밤에 연못에 빠져버린 초승달마냥..

내가 빠져버렸던 게지..사랑에..

 

 

 

 

 

 

 

 

 

 

 

늘 .. 

 

나는 머무르고자 하고..

 

내남잔 떠나려고 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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