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가는 길..
비는 억쑤같이 쏟아내리고
곰배골로 네비에 잘못 입력한 내남자 덕에
한참을 돌고돌아..겨우 찾아든 곰배령..
내남자가 점점 총기를 잃어간다.
절대 실수같은 거 안할 것 같더니만..
참 이쁜 마을이였다.
들꽃도 지천이고..
언젠가 TV에서 보았다며..
이쁘고 인상적이였던 마을이였다며..
나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새벽같이 나선 길..
어느새 어스름이 내리고 있었다.
어느 팬션 앞에서 만난 해바라기..
어찌나 선연하게 샛노랗던지..
♥
잠자리엔 무척 까다로운 내남자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편할텐데..하니..
잠 잘 곳은 직접 보고 골라야 한다며
지나다 가장 이뻐 보이는 팬션으로 들어가 본다.
추석 명절인데도..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이쁘고 깔끔한 방은 다 나가고 자그마한 방 하나만 남았단다.
이 통나무 팬션은 어느누구가 아예 통째로 빌렸단다.
근데 저 남자아이..
이미 통째로 나간 곳으로..우릴 왜 데려 왔는지?
저 밑에서부터 우리를 데리고 한참을 걸어왔다.
참.. 어이없어서..
방을 구하느라 마을을 돌다 보니..
이 집 앞을 몇 번이나 지나치게 되었다.
지날 적마다..저 들어가는 입구의 눈부신 들꽃들이 하~이뻐..
내남자더러 멈추어 달라..잠시만 멈추어 달라 부탁 해도..
몇 번을 그냥 지나치기만 한다.
나 약올라라고 그러는 줄 알면서도..나는 약이 바짝 오른다.
한참을 약 올린 후에야 선심 쓰듯 멈추어 주는 얄미운 내남자..
냉큼 차에서 내려 얼른 디카에다 저 이쁜 집을 담는다.
저 집도 이미 예약이 다 되었단다. 아쉬움~~~
그렇게 마을을 몇 바퀴 돌고 돌아 우리가 짐을 풀어놓은 곳..
운치가 있거나 이쁜 들꽃 마당이 있는 건 아니지만..
깔끔해서 나도 딸들도 그런대로 만족해 한다.
짐을 풀자마자 쏭이가 저녁준비를 한다.
기집애..요리하는 게 뭐가 좋다고..
저러면 나중에 일복이 많을텐데..
난 쏭이가 부엌일에 관심을 가지는 게..
사실..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요리하기 좋아하는 쏭이와 달리..
부엌일이나 요리엔 젬병인 우나..
옆에서 방해나 안하면 다행이다.
요리에 관심 있는 또 한사람..내남자..
그래서 내가 좀 편하긴 하다.ㅎ~
오늘 저녁준비는 내남자랑 쏭이의 합작품이다.
뭘 먹었더라..?
삼겹살..?
저녁을 먹은 후..우나는 시험공부를 한다.
우나 중간고사가 2주 정도 남았는데..
하루.. 시험은 잊고 편해도 좋으련만..
마음이 편치 않다며 책을 펼치고 공부를 하는 우나..
안쓰러우면서도 내심 흐뭇한 내 맘..
어젯밤 내남자..
비가 너무 심하고 산 속의 밤이 칠흙같은지라
내가 극구 가지 말라 말렸는데도..
기어코 아이들 간식사러 간다는 핑곌 대고 차를 몰고 나간다.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전화가 와서는 너무 어두워 우리가 있는 팬션을 찾지 못하겠단다.
에휴~~총명탕이라도 지어 먹여야할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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