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우나가 곁에 와서 하는 말이..
"엄마 나 C컵으로 바꿔야 할 거 같아요."
"야..니가 무슨 글래머라고 C컵이야? 엄마보다 작으면서.."
글래머라는 소리에 깔깔~~거리며..
"아..진짜 ..작다니깐요. 함 보여줘봐요.?"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브래지어를 나랑 같은 사이즈로 바꿔주었는데..그 참..
우나는 또래 친구보다 가슴발달이 늦은 편이였다.
그래서인지..중학교 때까진 작은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오면서..살집도 오르고 가슴도 좀 빵빵해진 듯 하더니..
어느 날은 "엄마..애들이 나더러 글래머래요."하면서 좋아 죽을라 한다.
사실..어느 순간부터 함께 사우나 가는 것을 거부해서..
우나의 가슴을 볼 기회가 최근에 거의 없으니..
눈 대중으로만 딸의 가슴크기를 짐작해 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그래도..C컵은 절대 아닌 거 같은데..
저리 한사코 우기면서 조르니..
쏭이는 노래 못하는 이 엄마의 자장가소리를 참 좋아했다.
엄마는 노래는 못하는데..자장가 소리는 너무 듣기 좋아요.
그렇게 잠들 적마다..내가 쏭이에게 불러준 자장가..
찔레꽃..가을밤..클레멘타인..에델바이스..
아이 자장가로는 어울리지 않는 구설픈 곡조를 읊조리면..
쏭이는 슬프지만 듣기 좋다며 쌔근쌔근 잠이 들곤 했었다.
어떤 날은 자장가 부르다 ..내 자장가 소리에..
쏭이보다 내가 먼저 스르르~~잠든 적도 많았다.
우나나 쏭이는 또래보다 덩치나 키는 크면서..
2차 성징은 늦은 편이라 가슴도 생리도 지 또래들 보다 늦은 편이였다.
게다가 쏭이는 키도 덩치도 커다란 것이 ..
얼마 전까지 스포츠브라에 뽕을 넣어 다니다..
최근에야 브래지어를 할 만큼 조금 봉긋해진 듯..
이제껏 하고 다니던 스포츠 브라들을 이젠 필요 없다며..
내 방에다 휙 던져 버리고는
얼마 전부터..정식 브래지어를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딸들은 엄마를 닮는다는데..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난 또래 보다 가슴발달이 빠른 편이였다.
오히려 난 그게 부끄럽고 챙피했었는데..
중학교 때..어느 소설에선가
큰 가슴을 가진 여자는 둔해 보이고 무식해 보이고 천박해 보인다는
그런 글을 읽은 후 부터였을까?
은연 중에 난 큰 가슴에 대한 약간의 혐오를 가지게 되었고..
지금도 나는 약간은 작은 듯한 가슴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내 가슴이 그닥 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닥 이쁘지도 않다.
내가슴이 이쁘지 않은 핑계를 굳이 대자면..
나는 우나는 일곱 살..쏭이는 여덟 살까지 젖을 물렸었다.
쏭이는 아홉 살 적에도 열이 나거나 아프면..엄마젖을 찾곤 했다.
나는 나의 딸들이 내 젖가슴을 찾아 ..
내 가슴으로 파고 드는 그 보드라운 감촉이 너무 좋아..
굳이 젖을 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래도록 딸들에게 젖을 물린 것이..
딸들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나..
나는 그렇게라도 나의 딸들을 오래
내 가슴에 품고 싶어했었던 거 같다.
딸들은 기억할까..?
지들이 그렇게 오래..엄마젖을 물고 잠들었다는 것을..
그 또한 마음 여린 이 엄마의 사랑방식이였다는 것을..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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