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스무살 이야기

아가페와 에로스 사이에서..

by 벗 님 2010. 8. 8.

 

 

 246

 

 

 

 

87.5.11.비

 

  

 

생활의 리듬이 엉망이다.

어제 오늘 새벽 잠을 설치고 초저녁잠이 깊이 들게 된다.

깊은 잠은 많은 것들을 ..아예 모든 것들을 깡그리 잊게 해줘서 좋다.

 

 

방금 전..주인아주머니께서 10시가 넘도록

불이 켜지지 않는 나의 방문을 노크하시고 걱정하셨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얘기가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난 이제 순수한 사랑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겠지..하는.. 절망..

이렇게 끝없이 어둠을 더듬어 잠들고만 싶은 이런 기분..

깨어 있음이 무섭고 불안하다.

 

 

왜..또..철부지 눈물은 고여드는 겔까?

산다는 것에 아름다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온통 사랑이란 언어로 뒤덮힌 이 세상..

문학..예술..노래가사..

모든 것들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건만..

 

 

왜?

세상은 내게 사랑의 진실을 의심하게 하는 겔까?

 

사랑함을 확인하고 싶진 않다.

그저 오는 느낌대로 느끼면 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나는 내가 사랑받고 있고..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없다.

이것이 사랑이라 해도..이런 사랑은 싫다.

 

이렇게 만나는 우리라면 차라리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닐까..

 

이런 만남은 공허하다..

아무런  의미도 아니다..

 

단순한 본능에의 굴복이다.

사랑보다 욕망이다.

 

 

 

 

 

 

 

 

일 년하고..한 달 동안의 만남..

 

넌 나를 너무 많이 울렸다.

너와의 만남 속에서 아픔을..때론 배신의 느낌을 받으면서

나는 눈물 한 방울로 너를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 가슴을..

쓰리고 떨려오는 가슴의 분노를 쓰다듬으며.. 언제나

똑같은 마음으로 너를 대했다.

 

그것은 바닷가 친구의 우정에 대한 나의 냉정과 그외의

지난 옛일 속에서 나란아이의 무심과 이기에 대한 속죄를 ..

너를 통해 감해보고자..

내 최선으로 너와의 만남을 엮어 나갔다.

 

오로지 순수하고 아름다웁게..티없이 높고 귀한 사랑..

그것은 어쩌면 사랑보다 깊었던 우정이였다.

 

 

그러나 넌 나를 처참하게 구겨놓고 말았다.

사랑이란 이름으로..진정

사랑함의 의미를 단 한 줄도 이해하지 못하면서..감히..

사랑한다..너는 그렇게 말했다.

 

이런 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별 것 아닌..그저 그런 하잘 것 없는 것이다.

 

왜 이리 가슴이 허할까..

세월 속에 묻혀 변해가버릴 사람의 마음을 원망하지 않도록..

그 어떠한 맹서도 언약도 고백도..차라리 없음이..

훗날..조금은 무딘 아픔이 되어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차피 변해버리기 마련인 사람의 마음..

나는 사람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 믿고 있기에..

 

너도 마찬가지라고..

 

 

 

 

 

 

 

 

 

  스무살 벗님

 

 

'♥추억 > 스무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안녕..나의 소녀시절아..  (0) 2010.08.17
축제 전야제  (0) 2010.08.15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 절망  (0) 2010.07.19
사랑이란 이름으로 찾아온 고통   (0) 2010.07.17
외양  (0) 201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