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사 가는 길에 개망초가 지천이다.
♥
내가 삼천사길..꼭 가보고 싶다.
전에부터 졸랐기에 오늘 산행코스는 삼천사..
저 허름한 집..그냥 눈길이 머문다.
개망초 피고피고 피어..
오늘도 나를 눈물나게 한다.
기억하나요?
문득..막다른 길..
저 아저씨께 길을 물어본다.
저 산길을 가라 하신다.
무덤..어쩌구..하시는데..
뭔말인지 몰라도..대충 감 잡고
고맙다며 큰소리로 답례를 한다.
이 무덤을 말씀하신 거였구나..
온 무덤을 하얀 개망초가 하얗게 덮고 있다.
이런 풍경..처음이다.
무덤이 이쁘게 느껴진 건..또 처음이다.
결국 길을 잘못 접어든 우리..
작은 동산을 쓸데 없이 넘어 왔다.
군부대 앞길에 보리수나무 빨간 열매가 반가워..
사비나네 농원에서 본 보리수랑..약간 다르다.
아마 토종 보리수인가 보다..
열매가 좀 더 작고..덜 길쭉하다.
대신 특유의 떨떠름한 맛은 덜하고..더 달다.
삼천사 오르는 초입에 밤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밤꽃이 한껏 벙그러져 그 향이 코긑을 자극한다.
밤꽃향에 대한 설왕설래..
왜 밤꽃향기가 남자의 냄새랑 닮았다 하는지..
저 나무 위에서..자지러지는 새소리..
까치 두 마리랑..까마귀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중..
밤꽃향이 너무 짙은 탓이였을까..
인천에서 오신 분들이란다.
평일에..저리 짝 맞추어..??
참? 우린 지금 삼천사 가기 전.. 옆길로 빠져
사모바위로 산행하는 중이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저분들과 잠깐씩 동행을 하게 되고..
사실..난 산행 중엔 사진을 찍기만 했지..
찍힌 적은 거의 없는 편인데..요즘은..
내 모습을 내가 본다.
전엔 두려웠는데..
이젠 있는 그대로의 나를..본다.
능선따라 바윗길이 제법 아찔했지만..
나름 짜릿해서 좋았다.
내가 점점 겁이 없어져 간다.
저 아찔한 바위 위에서..
우린 한참을 머물렀다.
사진도 찍고..
발 아래 세상도 내려다 보고..
사모바위 오르는 길에 가장 많이 만난 노란 꽃..
돌틈을 헤집고..어찌 저리 피어날 수 있었을까..
널 무어라 불러야 하지?
무심히 꽃을 담았는데..
저 개미가 앉은 것을 사진 정리 하는
조금 전에야 발견하고..
사모바위 정상..
우리가 올라온 길로는 사람이 드문하였는데..
정상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두런두런 ..
산정의 키 작은 소나무 그늘 아래 마련한..
우리들의 산정 만찬..
다시 삼천사길로 하산하는 길에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참 후덥한 하루였는데..그에 반해 물은 얼음처럼 차다.
내가 발톱에 빨간 메니큐어를 바른 이유는..
월드컵때문에..
뭐라도 빨개야 할 그 어떤 빨간 의무감때문에..ㅎ~
세 여인의 발 인증 샷..
발 만 봐도 누구 발인지 알겠죠?
산을 타느라 곤해진 발을 담그고..
도란도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저리 한참을 족욕을 하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싸악~~정말 개운하다.
산행의 필수 코스..족욕..
반드시 해 보시길..
삼천사 바로 뒷길의 나무 다리..
햇살에 반짝이는 유월잎새가 싱그럽다.
하도 더워..
쮸쮸바 하나씩을 쭉쭉~~빨며
삼천사 내려가는 길이 지리하고 힘들다.
마침 차 한 대가 지나길래..
사비나가 미인계?를 써서..태워주심 안돼요?
흔쾌히.. 그러마..하시는 머리 희끗한 아저씨들..
이뻐서 태워 주는 거란다.
후훗~~일단 이쁘고 볼 일이다.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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