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하루.. 나는 또 산행을 간다.
내남자와의 첫 산행 후..산은 언제나 내 그리움이 되었다.
모르겠다.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를..
산을 오를 때의 힘겨움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산정에서의 만찬이 즐겁고..
산정에서 바라보는 산아래 풍경이 후련하고..
산정에 부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 좋다.
그리고 차라리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좋다.
♥
오늘의 동행인들..
늘 함께 하는 삐삐언니랑 사비나..
그리고 사비나의 지인인 남자 분 두 분..
그리고 나..
다리..
새로운 세상과 만나고..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산초입에 만난 꿀풀을 닮은 보라꽃 군락지..
내가 처음 만나는 꽃이다.
가쁜 호흡을 정리하기 위한 휴식 시간..
차 한 잔의 따스한 나눔..
어린 군인들의 행렬..
저 중의 한 명이 나에게 인사를 건네며 지나간다.
그 인사가 오래 남아 ..나를 미소짓게 한다.
맨발산행..
동행하는 남자분 두 분과 난..오늘 맨발산행을 한다.
몸이 한결 가볍다.
산의 기운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달되어짐을 느낀다.
맨발에다..또..
새벽잠을 설친 탓에 자꾸 뒤쳐지는 나를..
산을 오르는 내내 에스코트해준 남자..
뒤로 보이는 풍경은 여성봉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여성봉..
센스 있는 분이시면..
저 봉우리의 이름이 왜 여성봉인지..이미 켓치하셨을 터..
모르시겠는 분은 따로이 문의 하시길..
여성봉 위의 모퉁이 ..아늑한 휴식처..
이미 먼저 올라 쉬고 있는 삐삐언니와 사비나..
이 곳에서 막걸리를 홀짝이며 한참을 앉아 쉬었다.
산정에서의 막걸리..그 기막힌 맛이란..
산을 오르며 막걸리의 맛을 알아간다.
술이 받는 날인지..
술술~~잘 넘어가길래 몇 잔?을 마셨다.
자원봉사자들..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산을 청소하던 사람들..
여성봉 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공무원들일까..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일까..
어쨌든 고마운 사람들이다.
오봉..장관이다.
태어나 두 번째로 바라보는 오봉..역시 감탄..
자연은 위대한 예술가임이 분명하다.
산정에서의 만찬을 나누며..
담소를 나누며..
얼굴 가득 미소를 나누며..
맑은 산빛을 닮아가는 싱그러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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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일 년 전에 이 곳에서 누군가 죽었다.
모자가 바람에 날려 떨어져.. 그것을 주우려다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했다 한다.
유난히 까마귀가 까악~까악~~ 날아대는 북한산..
사람의 목숨이란 것이.. 질기고도 모진 것일진대..
한자락 바람에 날려간 모자처럼.. 이토록 허망하기도 한 것을.. |
여성봉에서 쉼하고..
오봉에서 만찬을 즐기고..
송추계곡쪽으로 하산을 한다.
송추계곡 풍광좋은 곳에서..족욕을 한다.
하산길의 필수코스..족욕..
산행길의 고단함이 싸악~~씻기워진다.
오늘의 동행인들..
참 좋은 사람들..
산에서 인연한 사람들은 다..
산처럼 푸근하고 넉넉하다.
함박꽃..??
사실 이 꽃의 이름엔 자신 없지만..
언젠가 미산님방에서 본 함박꽃으로 기억된다.
나를 닮았다 해 주시던..
함박웃음이..왜 생겨났는지..
저 하얗게 웃고 있는 꽃을 보니..더욱 알 것 같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이 하~이뻐서..
나는 다시 내남자 생각이 났다.
언제..이 길도 올라봐야겠다..함께..
- 벗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