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빠 칠순 축하겸 해서 떠난 여정..
친정으로..의성 시댁으로..안동으로..그렇게 2박3일의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하루 쉼하고 다시 완도를 가보자 하는 내남자..
나야 워낙에 어디든 떠나는 거 좋아라하니..웬 떡이냐..하며 넙죽 승낙하고..
아~~이건 에바(오버)야~~하며..불만을 토로하는 딸들..
주말에 친구들 하고의 스케줄이 빡빡한데..하면서 궁시렁궁시렁~~
그러거나 말거나 주말엔 가족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하루 전..마트가서 이런저런 간식거릴 준비했는데..
원래가 짐 같은 거 바리바리 싸가는 거 시러하는 내남자..
그거 알기에 보통은 별다른 준비 안하는데..
저번 여행 때 보니..아이들이 뭐 먹고싶다 할 때..
그걸 사기위해 좀 헤매는 경우가 있어 이번엔 미리 준비했는데..
내남자..거추장스럽다며 굳이 사둔 것을 트렁크에서 도로 집어내 버린다.
속으로 부화가 치밀었지만..좋은 게 좋은 거니 여행기분 망치기 싫어 내가 참는다.
내남자의 여행 준비물은..돈만 가져가면 된다는..초간단 주의..
새벽 먼동이 터올 즈음..곤한 잠에 빠진 아이들을 깨워 떠난다.
♥
예정하고 온 곳은 아니다.
지나다 보이길래..문득 차를 멈추어 내린 곳
함평나비축제..
저 앞의 산 위에 커다란 나비문양을 보며 아이들이 이쁘다..감탄을 한다.
귀차니스트 우리 우나..
집에서 입던 옷 고대로 입고 왔다.
삼선 슬리퍼에 츄리닝 반바지에 헐렁 티셔츠차림..
지 친구들 만나러 갈 때는..
하이힐에 엉덩이만 살짝 덮는 미니스커트에 화장에..
오만 멋을 다 부리더만..
그냥 편하다는 이유로 저러고 왔다.
언니 따라쟁이 쏭이도 저러구 왔다.
이왕이면 이뿌게 입고 돌아댕기면 좋으련만..
그래도 다녀 갔다는 인증샷을 위해 포즈를 부탁하니..
만사 귀찮다는 저 띠꺼운 표정들이란..
우 나
앞에서 아빠가 뭐라 농을 하니 환하게 웃는 우나..
뭐랬더라? 아~~ 기억이 안난다.
그 때 분명 기억창고에 넣었는데 머릿속이 하얗다.
쏭이
엄마..잠깐만 눈꼽 좀 떼고요.훗~
난 이런 자연스런 포착이 좋다.
나..
쏭이더러 찍어 달랬더니..
이리 귀퉁이에다 콩알만하게 찍어놓았다.
새빠알가니..빛깔이 하도 고와 쏭이가 사달랬는데
저 음료가 복분자였는지..오미자였는지..
아님 기타등등이였는지..
내 기억이란 것이 요즘은 늘 가물가물거린다.
센타언니들이 댄스 순서 모르면 항상 나에게 물어왔는데..
왕언니랑 샤론언니가 나더러 컴퓨터라 그랬는데..
요즘 내가 헤매니 컴퓨터가 고장났나 보다..그런다.
"언니..386이라 그래요." ㅎ~
"언니도 한 번 먹어 봐.."
쏭이가 우나에게 음료를 먹여주는 모습이 다정하다.
나에게도 마셔보라며 권하기에 한모금 쭈욱~~
이건 설탕물에 빨간 색소 탄 맛..
그래도 쏭이는 맛나다며 후르르 찹찹~~
나비축제라는데 저 강변의 노오란 유채 꽃밭에서
서너 마리만 호젓이 나폴나폴~~
딸들의 모습 뒤로 보이는 길..
둘이 자주 투닥투닥거리지만..
둘이 함께 속살속살거리기에..
세상의 구비진 길을 걸어감에..서로에게
세상 없는 의지가 되어주기도 하겠지..
쏭이가 전에 하던 말이 흐뭇이 떠오른다.
엄마..난 나중에 언니 옆집에 살거예요.
언니는 요리 하는 거 싫어하니..
자기 애들한테 맛있는 거 잘 안 해 줄거 같아서..
내가 옆집에 살면서 맛있는 거 해줄래요.
쏭이 10살 무렵이였나..
주방에서 저녁준비하던 나를 도와주며..하던 말..
나는 그 말이 하도 기특해서..
참 므흣~~했었다.
-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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