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나비축제장을 빠져나와 달려 간 곳..
무안갯벌..
끝없는 양 펼쳐진 널따란 갯벌가에 조개를 캐는 몇몇 무리의 사람들..
한적하고 고요롭다.
♥
무어 조개가 있을까 싶어..별 기대 없이 내려간 갯벌..
이름은 모르겠는데..여튼 사방천지가 조개밭이다.
무슨 노다지를 캐는 기분이다.
와아~와아~~
딸들도 나도 연신 감탄하며 조개를 줍는다.
쏭이 앙증한 두 손안에 가득한 ..이 조개..
내남자도 이름을 모르겠단다.
그렇게 한참을 조개줍기에 열중하다..시들해진 아이들..
낙지 잡아 오겠다며..갯벌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간다.
자루 부러진 호미를 어디서 줏어와..
땅을 파기 시작한다.
내남자도 내게서 멀어져..아이들에게로 다가간다.
얼핏 일가족처럼 보이지만..
저 여인네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일 뿐이다.
어디를 파면 낙지가 나올까..다시 탐색 중..
적당한 장소를 찾았는지..멈추어 땅을 파기 시작하는 내남자..
저러고 주저앉아 한참을 땅을 파는 세 사람..
뭐가 있기라도 한 걸까?
아무리 나오래도..
낙지 한 마리 잡기 전엔 나오지 않겠다고 버티는 딸들..
지리해진 내남자와 내가 차로 끝간 데까지 달려와 본 곳..
저 멀리로 보이는 섬에 들어가는 배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배를 타고..
안녕 ..잘가라..다음에 보자..
정겨운 작별의 말들을 나누고..
다시 아이들 있는 곳으로 오니 여전히 저러고 있다.
쏭이 한 쪽 팔이 쑤욱~다 들어가는 걸 보니..꽤 깊이 파헤친 모양이다.
저러구 저 자리에서 한 시간 반 여를 갯벌을 파헤치던 아이들..
너희들 그 집중력으로 공부를 하면 잘 하겠다..했더니..
우나 하는 말이..아무 소득 없이 그냥 나오긴 싫더란다.
큰 조개라도 한 개..수확해서 나가겠다는 오기가 생기더란다.
우나랑 쏭이의..그 오기가 나는 은근 맘에 든다.
아이들에게 저녁에 머드팩 하게..고운 흙 좀 담아오라 시키고..
집중력 강한 내가 한참을 줏어담은 한 봉다리의 조개와
아이들이 줏어온 하얀 조개 하나와..좀 크고 특이한 몇 개의 조개..
우리의 갯벌에서의 의기양양한 수확물을 싣고..
바닷가 왔으니 회나 먹자 하며 다시 차로 달린다.
달리는 차안에서 저 쿠션이 밖으로 탈출을 했다.
우나랑 쏭이가 차에서 내려..지나온 곳..풀숲더미에서..
한참을 헤맨 후에 저 쿠션을 찾아 온다.
아이들 옆으로 커다란 트럭이 아슬히 지나간다.
심각해진 쏭이 얼굴..
아빠께 혼날 일이 걱정인 게지.
안그래도 옆에 내남자..얼굴이 상기된 채 잔뜩 열 받은 눈치다.
차창 밖의 스치는 풍경에 넋을 놓고 있던 난..
저 쿠션이 왜 갑자기 달리는 차 밖으로 나가떨어졌는지..어안이 벙벙~~
완도를 가겠다고 출발한 일정이 어찌 막힌 도로에서 시간을 다 허비해 버리고..
어차피 늦어진 걸음.. 세월아~ 네월아~발길 닿는대로 가다.. 머물다..
아무래도 완도까지 가긴 힘들겠다며 내남자와 난..동조의 눈빛을 교환한다.
일단 우린 목포로 가기로 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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