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5.3
<릴케의 문학을 지망하는 청년에게>라는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한동안 아무런 목적도 정리도 생각도 없이
무작정 부닥치는대로 하루를 보내며 지내왔다.
그러한 생활들이 사람을 졸렬하도록 단순하게 만들고
게으르고 태만하며 멍청하게 만드는 줄을 알면서도
그러고 싶었다.
종일을 눈을 감고 누워서 떠오르는 아무생각이나 잡고 늘어지다 보면
문득문득 놀라움으로 ..
지금 이렇게 누워 있는 <나 >란 존재를 새삼 확인해 보게 된다.
행여 한 줌 연기로 화해버릴 것만 같은 소스라움..
결국 무로 돌아가 버릴 우리네 생존..
무엇을 위해 아웅다웅 버둥거려야 하는걸까..
결국 산다는 것도 사랑한다는 것도 그리 대수로운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것이 영원하지 않을 바에야..
추억이란 것과 그리움..보고싶다는 갈망..
모든 것은 한줄기 서글픔이 되고 만다.
이러한 순간순간의 감정이 무슨 절대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연연해 하며 눈물 흘려야만 하는 것인가..
인간이란 간사하다.
세월은 흐른다.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모든 것은 흐른다.
대자연의 순리처럼..잎지고 꽃 지고 돌고 돈다.
그처럼 사람의 마음도 변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나는 누군가가 몹시도 보고싶다.
순간순간의 삶에 충실하며 진실하도록 하는 것..
진실이란 단 한가지로 유일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에 과거 한 순간의 언어가 시간이 지난 뒤..변해 버렸다고..
진실하지 않았다고 감히 말해선 안된다.
삶을 보다 높고 크고 깊게 보며 살아가자.
사랑을 배우고 익히고 체득해가면서 일생에 단 한 번
이성으로서 영원히 사랑할 단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내 스스로 선택할 내 사랑을 위해..
지금의 나는 이런 상태로 안일하게 살아선 안된다.
서로를 높고 귀한 삶의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산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공부해야겠다.
젊음..
소중히 갈고 다듬어서 정말 아끼고 살뜰히 사랑해야만 한다.
한 순간의 스쳐지남..
잡을 순 없기에..
되돌려받을 순 더더욱 없기에..
내 온 생명을 다해 삶을 꾸려야한다.
만남..
아직은 사랑을 모른다.
그 애가 사랑한다 말해도 나는 사랑으로 받아들일 순 없다.
보다 고귀하고 심오한 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음번 만남.. 기다림 뒤의 만남..
간절히도 애타하던 그리움..
그러나 보다 높은 경지에서 이성적으로 우리 둘 만나기를 소망한다.
네게서 얻은 실망..내 스스로에 대한 혐오..
모든 갈등과 번민이 이제와서 별로 문제시 되지 않음이 오히려 무섭다.
깊이 적셔진 정 때문일까..
결국은 사랑하기 때문일까.
아님 엄청난 죄악이 이미 죄악이 아닌 듯이 익숙해져버린 때문일까..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성적으로 살아가야겠다.
사랑해야겠다.
스무살 벗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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