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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찔레꽃 산행-가사당암문

by 벗 님 2010. 6. 5.

 

 

 

 

 

금요산행..

마음맞는 여인들끼리 특별한 일 없으면 금요일마다 산행을하자..입 맞추고..

오늘은 삐삐언니랑 사비나..나..이렇게 셋이서 함께 하기로..

사비나가 늦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최근에 산 타는 재미에 푸욱 빠진 사비나..일주일에 몇 번을 산엘 다닌다고..

 

 

기다리면서 먼저 지친 나와 삐삐언니..

저만치서 헐레벌떡 달려오는 사비나..

산 예절 다시 배워야겠다..웃으며 말씀하는데 뼈가 있다.

 

"어디로 오를까?"

"언니 안 가본 코스로 가요."

 

오늘은 너무 늦어서 ..가벼운 코스로 가기로 한다.

일단 저번에 올랐던 한적한 백화사길로 코스를 잡는다.

 

 

 

 

 

♥  산 초입에 만난 풍경

 

 

 

 

 

 

 

 

 

 

 

 

지난번 산길에도 이 집 뒤뜰 풍경이 이뻐 담았는데..

 

오늘도 눈길이 머문다. 

 

 

 

 

 

 

 

 

 

꽃잎 진 해당화 너머의

 

장독대 풍경이 정갈하다. 

 

 

 

 

 

 

 

 

 

 

5월..장미의 계절..

 

 

장미를 제일 좋아한다던 나의 꼭지.. 나의 스텔라.. 나의 벗님..

 

그리고 내 생일에 노란 장미 한다발을 안겨주며 노오랗게 웃던 미정.. 

 

그.리.운.  이름들.. 

 

 

 

 

 

 

 

 

 

 

수국..

 

 

나는 하얀 빛깔의 저 순백함이 참 좋다.

 

그래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꽃은 들국화만 빼고 다 ..

 

하얗다.

 

 

 

 

 

 

 

 

 

 

지난번에도 담았던 집 풍경..

 

낡고 스러져가는 풍경에 늘 마음이 머문다.

 

저 잘려진 오래된 나무에게도.. 

 

 

 

 

 

 

 

 

 

 

 

 

 

 

 

 

 

 

 

좁았지만 참 이쁜 오솔길이였는데..

 

길가의 풀나무들을 베어버리고..

 

길을 조금 넓혀놓았다.

 

 

 

 

 

 

 

 

갈래길에서..

 

외간 남자의 손을 빌어야 했던 가파른 의상봉 코스 대신..

 

오른쪽의 안 가본 길..

 

가사당암문으로 해서 오르고 반대로 의상봉에서 내려오기로 한다.

 

 

 

 

 

 

 

 

그리 가파르지도 않고 오르는 길이 아기자기하니 이뻤다.

 

이런 한적하거나 이쁜 코스를 만나면

 

나는 또 내남자 생각을 한다.

 

다음에  함께 올라 봐야지..하며..

 

 

 

 

 

 

 

 

우리 센타에 나오는 여인들 치고 개성 강하지 않은 사람들 거의 없지만..

참..한 개성들 하는 이 여인들..

 

삐삐언니..

지금은 머릴 잘랐지만..항상 머리를 삐삐처럼 양갈래로 묶어 운동을해서 붙여진 이름..

산을 얼마나 잘 타는지..무슨 평지를 걷듯 산을 타니..

 

사비나..

참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동생..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중..

벨리강사..커피바리스타..이번엔 요가강사자격증에 도전 해보겠다고..

 

 

 

 

 

 

 

 

헉헉거리는 나와 달리..

 

가뿐하게 산을 오르는 두 사람..

 

자꾸 뒤쳐지는 날 기다려 준다.

 

새벽 2시에 깨어 밤을 꼴딱 새운데다..

 

허리가 안좋아 사실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

 

 

 

 

 

 

 

가사당암문..

 

 

지난번 이 곳에서 길을 잘못 들어 어이없게 하산해버린..

 

산길에선 자칫 이정표를 놓치면

 

길을 잃거나 엉뚱한 곳으로 빠지게 된다.

 

 

 

 

 

 

 

 의상봉 올라가는 길..

 

뒷태에 산악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진다.

 

사진을 찍으며 내가..

 

"언니..뒷모습 죽여요. 산악전문가 같아요." 하니..

 

하하~~웃는다.

 

 

 

 

 

 

 

 

산정에서 바라보이는 절경들을 ..

 

아바타..영화 보듯이 3D로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사진으론..그 경치의 10분의 1도 담아낼 수 없다.

 

아니..100분의 1..도

 

 

 

 

 

♥  산정에서의 만찬

 

 

 

 

 

 

 

 

 

 

 

의상봉 근처..

 

산 아래 경치가 잘 보이는 나무그늘 아래 자리한 산정만찬.. 

 

항상 먹을 때는 사진 찍는 걸 깜빡한다.

 

먹다 말고 생각나..한 컷~~

 

텃밭에서 엊저녁에 갖 뜯은 쌈야채들..

 

내남자가 어제 베란다에서 얼마나 꼼꼼히 씻어주던지..

 

무슨 야채를 한 시간이 넘게 씼는담..

 

 

 

 

 

 

 

 

 

사비나가 인터넷에서 구입햇다는데..

 

물만 부으면..

 

즉석에서 라면이나 카레같은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즉석떡볶이 하는 중..

 

참 요즘은 별게 다 나온다며 신기해 하는 삐삐언니와 나..

 

 

 

 

 

 

 

 

 

디저트..자몽..

 

사비나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란다.

 

쌉싸름하니..입안이 개운하다.

 

 

 

 

 

 

 

 

 

 

이건 보이차..

 

삐삐언니가 가져 온 건데 비싸고 귀한 거라는데..

 

어떤 향의 맛이였는지 기억에 없다.

 

 

 

 

 

 

 

 

 

 

 

 

 

 

 

 

 

포만해진 배..

 

산정에 부는 산들바람에 등줄기로 한기가 느껴지고..

 

다시 일어서 하산 채비를 한다.

 

 

 

 

 

 

 

 

 

저 뒤의 절경을 배경으로 기념 컷..

삐삐언니는 늘 저리 아슬하게 서서 사진을 찍는다.

 

구미리네 시인이던가..?

산에 올라 사진을 찍다 절벽에서 떨어져..불구가 된 산골소녀 시인..

지금쯤 그 산골소녀시인도 불혹을 넘어 지천명을 살고 있으려나?

 

 

 

 

 

 

 

 

 

여긴 깔딱바위..

사진이 왜 저리 흐릿하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의상봉 오르는 중에 누구나 다 쉬어가는 곳..

경치도 바람도 가장 빼어난 곳..

 

 

 

 

 

 

 

 

순간포착..

저만치서 산행 내내 들리던 까마귀 울음소리..

우리를 향해 돌진하듯 날아오는 까마귀 한마리..

내 디카에 가득 찰 만큼 가까이 날아 왔었는데..

그걸 캣치하지 못했다..아쉽게..

 

 

 

 

 

 

 

 

 

 아카시아 계절이다.

산향기에 아카시아 내음이 진동을 한다.

아카시아 필적이면..내 생각이 날거라던 벗님..

온 산에 하얗게 아카시아 지천인데..

넌 지금  내 생각 할까?

 

 

 

 

 

 

 

 

 

산 아래 내려오니..이제서야 올라가려는 어린 연인..

산지킴이 아저씨께 코스를 묻고 있는 중인가 보다.

 

저 모습이 어여쁘고 풋풋해..

문득 스무살에 내남자랑 처음 오르던 앞산..에서의 추억도 떠오르고..

산정에서 발그스레 상기된 내 뺨을 보고..

어느 외국인이 이쁘다고 말해주던 기억도 새록하고..

저 어린 연인의 뒷모습에서..얼핏..

스무살적의 내남자와 나의 뒷모습을 추억해 본다.

 

저 비슷한 모습이였을것이다. 스무살의 우리 둘..

 

 

 

 

 

 

 

 

 

 

 

 

 

 

 

 

 

 

저 널따란 바위에 지친 몸과 맘을 뉘어본다.

누워서 바라본 저 솔 너머의 하늘..

하얗게 구름 한점 없이 맑다.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이면 산도 잠들 준비를 한다.

하룻동안에 햇살 머금은 바위에 누우면..

바위가 품었던 그 온기를 느낄 수 있어..참 좋다.

 

나도 누워..

바위가 전해주는 따스함을 온 몸으로 느껴본다.

마음까지 따스해진다.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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