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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김포문수산-산에는 꽃 피네

by 벗 님 2010. 4. 14.

 

 

 

 

 

                   산에산에 피어있을 진달래가 보고싶었다.

                   휴일의 아침..

                   내남자에게 김포쪽에 진달래축제한다 는데..가자 하니

                   시큰둥한 반응..괜스레.. 가기 싫은데..하며 뺀다.

                   빼는 폼이 ..나 약올리려는 눈치..

                   내남잔 내가 약올라 하는걸 즐기지만..난 가끔 열받는다.

                   갈꺼면 쿨하게..가자..하면 될 것을..

 

                   쏭이는 지난번 생일파티 뒤풀이 한다고

                   친구들과의 한바탕 약속이 잡혀있고..

                   우나는 중간고사 공부를 할거란다.

                   일단..TV안테나선 빼고..컴에  보안도 걸어두겠다..하니

                   우나가 순순히 그리하라 한다.

 

                   아무래도 시간도둑들은 미리 감금을 해두는 게 상책..

                   이렇게 각자의 휴일을 보내기로 하고..

 

 

 

 

 

 

 

진달래 축제기간이라는데..

진달래가 드문드문 하다.

올봄은 더디게 오더니만..

봄꽃들도 참 느릿느릿 피어들난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내가 헉헉~~댄다.

능선길인가 보다..앞이 훤하다.

나는 숲속길도 좋지만..

하늘과 땅..산아래경치를 한번에 바라보며 걷는..

능선길이 좋다.

 

 

 

 

 

 

강화대교일까?

지명이나 지리에 대해선 도통 깜깜하다.

강화쪽에 구제역 경보가 내려졌다는데..

문수산이 강화랑 이리 접해있을 줄은 몰랐다.

 

 

 

 

 

 

계절은 봄으로 가는데..

산길의 봄은 앙상하다.

봄물 흥건한 봄산을 고대하며 왔는데..

불혹의 앙가슴처럼 버석거리는 길..

 

언제나 저만치 앞서가는 내남자..절대..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야트막한 산이였지만..

저리 아이를 업고 온 사람들..

홀로 오르기도 숨찬 길을..

아이를 업고 오른 그 마음..

 

아이에 대한 사랑..

산에 대한 사랑..마음이어라..

 

 

 

 

 

 

대단하다..저 아기 엄마..

등에 엎힌 아기도 제법 덩치있는 큰아기였는데..

오르며 보니..저 아이엄마를.. 엄마..라 호칭하는..

꼬물꼬물한 아이가 넷이나 되었다.

 

 

 

 

 

 

오르다 보니 활짝 핀 진달래가 출현하기 시작한다.

반가워 탄성을 지르는 날..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내남자..

참 마니 다른 남자와 여자가..

참 먼 길을 함께 걸어왔다.

 

 

 

 

 

 

 

아버님께서 재미로 본 우리 둘 궁합이..이랬다.

백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형상..

이런 궁합으로도..

사랑하고 미워하며..미워하다 사랑하며..

우리 둘 예까지 걸어왔다.

 

눈물같은 사랑으로..

 

 

 

 

 

 

이럴줄 알았으면 안따라 왔을텐데..

한참을 주저앉아 투덜거린다.

좀 힘든가 보다.

이깟 뒷동산 같은델 오르면서..뭐가 힘드냐고..

내가 핀잔을 준다.

산에 오를 땐..내 파워가 센 편이다.

내가  산을 더 잘 타니..

 

 

 

 

 

 

 

성곽 저 아래..무더기로 피어난 진달래..

 

저리 무리지어 피고지니..

꽃들은 외롭진 않을게야..

 

 

 

 

 

 

 

우리 옆에 둘러앉은 한 무리의 남자들

신부님 신부님..어쩌고..하는 거 보니

성당에서 온 사람들인가 보다 연령대도 참 다양했다.

 

나에게 산정 인증컷을 부탁한다.

디카만 눌러대던 나에겐 생소한 카메라..

디카처럼 멀찍이 들여다 보니..화면이 깜깜..

안보인다 하니..

허허~웃으며 작은 창..안을 들여다 보라 한다.

어찌어찌..찰칵..

사진이 잘 나왔다며..고맙다고들 한다..다들..

종교인이라 그런걸까..인사성도 참..밝다.

 

 

 

 

 

 

 

오르고 올라..송글송글한 땀을 식히는 사람들..

가뿐 호흡 정리하는.. 휴식..

 

가끔은 사람의 뒷태가 앞모양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자식걱정..살림걱정..남편걱정..

이런저런 시름을 잠시 놓아둔 ..여인들..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나..♪~~

 

울엄마가 이 노랠 참 잘 부르셨다.

엄마는 읍네 노래자랑대회에서..

냄비도 탔을만큼 노랠 잘 하셨다는데..

 

난..왜..이 모양이지..

내 평생의 컴플랙스..노래..

 

 

 

 

 

 

 

등산하는 방향이 북향이였고..

하산하는 방향이 남향이였던가 보다.

산을 오르는 동안엔 귀하던 진달래가..

하산하는 길엔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한무리의 사람들..

유심히 보니 장애우들이였다.

몇몇사람의 인솔하에..어렵게 발을 내딛는 저들..

잡아주고 끌어주며..받들며..살아가는 사람들..

아름다운 나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이 대부분인 세상에서

가끔 만나는

나보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이타적인 사람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봄물 오른 나무..

여릿여릿한 잎새에서 봄내음이 난다.

 

진달래에 마음 붉어지는 동안에  

내남자는 어딜 갔는지 보이질 않고..

길 잃은 나는..저 여인네들만 따라 간다.

 

저만치 다른 갈래길에서 한참을 불렀는데도..

그냥 가더란다.

 

 

 

 

 

 

 

버섯 샤브샤브인가..

시장하던 차에 참 맛나게 먹었다.

내남잔 고기 단 한점도 안먹고 나에게 다 건네준다.

 

난 아직 모르겠다..내남자가

정말 고기를 시러하는건지..

나..마니 먹으라고 양보하는건지..

 

 

 

 

 

 

 

내남자가 시끄럽고 창피하다고

하든 말든..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고..

 

 

 

 

 

                     까무룩히 잠이 들었나보다.

                     문득 내남자가 깨우는데 아지트다.

                     이런이런~ 아이들 시험기간인데 이럴 순 없다고..앙탈 반 설득 반..

 

                     씁쓸히 차를 돌리는 내남자..

                     집으로 가는 길에 노오란 개나리가 노오랗게 피어들 있다.

                     디카를 누르노라니  차창을 열어주는 친절한 내남자..

 

 

 

                     봄날은 어느새 이만큼이나 왔어요..

                     얼만큼 왔나요?  그대의 봄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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