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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올해 첫산행-백련산.안산

by 벗 님 2010. 2. 18.

 

2010.02.18 00:30

 

 

 

올해 들어 처음 가는 겨울산행

설레이는 마음으로 도착한 녹번역 3번 출구

 

어라~~이렇게 많이들 가실 줄은..

저번처럼 속닥하니 갈 줄 알았는데..

밤안개님이랑 샤론언니 말고는 다들 처음 뵙는 분들..

일단 이뿌게 인사 드리고 악수도 나누고..

 

 

 

 

 

 

 

 

 

언제나처럼 간단히 몸을 풀고

언제나처럼 간략히 소개하고

 

 

 

 

 

 

백련산을 오른다.

 

나즈막하니..어린 날에 올랐을 법한 뒷동산이 연상되고..

시야가 트인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 여유롭다.

 

 

 

 

 

 

금새 오른 백련산 정상

 

산행인들의 필수코스..정상에서의 한 컷

나..여기에 올랐노라 하는 표식

 

 

 

 

 

 

나는 하나 둘 셋~~찰칵~~하는 사진찍기 보다는

 

사람들이 아무러한 의식 없이 자유로운 순간의 캣치를 즐긴다.

 

 

 

 

 

 

아빠 따라온 어느 계집아이의 주인 잃은 장갑

어린 날엔 곧잘 산행을 따라 다니던 나의 딸들..

이젠 아예 손사래를 치며 절대 따라나서지를 않으려 한다.

 

그래도 저 장갑빛깔의 연분홍 봄이 오면

기필코 나의 딸들과 동행을 하리라.

 

산을 가르쳐 주고 싶다. 딸에게..

 

 

 

 

 

 

조박사님이란 분이 집에서 담근 것이라며 내어놓은 오가피막걸리..

내 생애 최고의 맛이였다면 충분한 표현이 될까..

몇 잔 째인지 모르겠다.

맛나다..너무 기막히게 맛나다..하니

자꾸 주시는데..주시는 대로 홀짝 홀짝~~

 

산 아래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산정에서의 막걸리 맛..

그 톡 쏘는 맛이란...캬아~~

 

 

 

 

 

 

아파트 숲 사이로 난 능선길을 걷는 맛도 꽤 괜찮았다.

이 아파트 사람들은 참 좋겠다..부러워하며..

 

 

 

 

 

 

백련산을 내려와 안산을 향하는 길에 만난 개천

밤안개님이 이 개천의 이름을 알려주셨는데..

아하~~하고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이름인데..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도심 공간에 저런 개천이 있어 다행이지만

나는 어렸을적에 동무들과 발가벗고 물장구 치며 놀던 그 개천이 그립다.

 

 

 

 

 

 

 

도심을 지나 안산초입 양지바른 곳에 마련한 만찬자리

결국 사고치고 말았다.

컵라면 국물을 엎지르고..

 

쏟고 엎지르고 깨트리는 거..

보기 보다 잘 하는 편이다.

 

 

 

 

 

 

식 후..다시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는 일행

후미 대장이신 밤안개님..

사진 찍느라 자꾸 뒤쳐지는 나를 기다리신다.

급한 걸음으로 뒤쫓으니..

 

"괜찮아요..괜찮아요..천천히 가도 돼요."

 

 

 

 

 

 

한걸음 빨리 가서 올라오는 동행인들의 앞태도 담아보구..

금새 정겨워진 얼굴들..

 

산은 사람들 사이의 어색한 막을 조금씩 걷어주기도 한다.

 

 

 

 

 

 

봉수대 정상에 먼저 오른 동행인들..

 

사람들의 뒷모습에는 가끔 ..

앞모습보다 더 많은 표정을 담겨 있다.

 

산 아래를 하염없이 내려다 보는 폼이..

가슴이 후련한 듯 ..

숨고르기를 하는 듯 ..

 

 

 

 

 

 

나도 얼른 합류해서 바라본 풍경

아~~작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맛에 산을 오르는 지도..

 

다시 산을 내려가 저 아파트숲길을 지나

저 앞에 펼쳐진 안산을 오를 거란다.

 

 

 

 

 

 

잠시 자기만의 생각속에 잠긴 사람들..

 

사는 시름이야 누구에겐들 없을까 마는..

이렇게 산 위에 올라 산 아래 세상을 바라보며

막힌 가슴을 열어 보는 사람들..

 

 

 

 

 

 

해맑게 웃는 사람들..

 

산은 이렇게 사람들의 얼굴을 맑게 세수시켜 준다.

몰랐는데..지금 보니 다들 참 맑고 깨끗하시다.

 

 

 

 

 

 

 

여자분들만의 컷..

 

 

 

 

 

남자분들만의 컷..

 

 

공교롭게 남자 아홉..여자 아홉..

이건 짝대기놀이를 하라는 운명의 계시라며..

산 아래 가서 반드시 짝대기놀이를 해야 한다며..

농을 하고..하하~ 웃고..

 

어느 여자분이 자기한테 짝대기가 다 오면 어쩌냐..그런다.

그건 ..내가 할 소리 같은데..푸훗~~

 

 

 

 

 

 

 

 

 

 

 

 

봉수대를 내려와 인왕산으로 향하는 능선길..

 

길이 참 정답고 이쁘다.

 

봄물이 오르고

봄풀이 돋아나고

봄꽃이 피어나면

 

이 산길이 얼마나 이쁠까..이쁠까..

 

 

 

 

 

 

 

나는 이런 낡고 스러져가는 것들에게 마음이 간다.

 

마치 어린 날의 동네 길모퉁이를 만난 듯..

 

반갑고 정겹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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