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3월 18일..
누군가가 자리잡고 있던 가슴 빈 자리에
또 다른 타인을 앉힌다는 것이 배반이라면
그 자리를 그대로 비워둔 채..
텅 빈 마음으로 고적하게 살아가자.
그러나 기다리지 낳는다.
또 다시 내 가슴을 헤집고 모진 바람으로
되돌아 올 빈 자리의 주인을..
그냥 그대로 추억하고
그리워하면 되는 것이다.
눈보라 치는 겨울날도 나는 혼자였고
들판에 파란물 흥건한 봄날에
나는 또 혼자였다.
둘이라는 숫자는
하나라는 숫자보다 더욱 아리고 슬펐다.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처럼
우리는 헤어져야한다고
설레이는 작은 기쁨으로
우리가 마주 섰을 때처럼 ..
그렇게 돌아 설 수 있는 이별이 되기를
어리석은 맘으로 소망했다.
가슴 찟기는 아픔으로
멀어지는 뒷모양을 바라본다는 것이
못참도록 눈물나는 것인 줄을
미리부터 깨달은 모양이다.
만남보다 감미로운 것은 그리움이다.
이별보다 참을 수 없는 것도 그리움이다.
만나면서 이별을 ..
이별하면서 그리움을 앞서 배워버린 나는
체념하는데도 익숙해져있다.
지난날이 아무리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할지라도
어차피 한 번뿐인 내 인생의 한 장이였다면..
차라리 모든 기억의 괴롬을 잊어버릴만큼
사랑하도록 해보자..
내게 아픔 준 사람도 분명
그만한 댓가의 아픔을 치르며
살아가고 있을터인데..
용서하자.
그리고 용서를 빌자.
스무살 벗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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