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마지막 날..월드짐에서의 댄스파티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언제부터인가..
아마 이용의 그 노래 잊혀진 계절이 불려진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왠지 그냥 보내어선 안될 것 같은..
무언가 하나의 의미를 남겨야만 될 거 같은..
시월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달이다.
가을이 가장 붉게 물든 달이고..
보라빛 들국화 처연한 달이고..
들녘에 억새 새하얗게 나부끼는 달이고..
내가 태어난 달이다.
그 하루..시월의 마지막날..
비가 내렸다.
마지막 가을비인 듯..
비는 종일을 내렸고 날은 차고 시렸다.
공연이 끝나고..
한꺼번에 밀려오는 피로로
오전시간은 나른한 잠 속에서 헤어날 길이 없이 깊었다.
일년에 한 번 있는 댄스공연..
우나나 쏭이가.. 괜찮았다 ..엄마 잘 하더라..
그 말만으로도 대성공이다.
사실 딸들에게 인정받는 거..쉬운듯 하지만..
그게 그리 호락한 일은 아니다.
기뻤다.
나의 딸들이 이 엄마를 인정해준다는 사실이..
나는 기뻤다.
내남자는 다른 사람 안보구 나만 쳐다봤다며..
당연한 소릴 하면서 생색이다.
그럼 다른 사람 보구 싶었는데..참고 안봤다..
뭐 그런 소리로 들리니..
부시럭 잠깨어 우나를 데리고 외출한다.
기집애..벌써 나흘째 학교에 안가고 있다.
열 내린지 이틀이 지났건만..신종도 아닌 것이 신종 핑곌대며..
병원가서 진료확인서 끊고..원두 커피 한 잔 마시고..
비오는 날..
나는 너무 이쁜 나의 딸과의 데이트를 즐긴다.
로파우사다..옷을 좋아하는 우나랑 들른 곳..
늘 지나치기만 하다가 들러본 그 곳..
나는 문득 밍크 코트를 입어보고 싶어진다.
이쁘다..보라빛깔이 나랑 잘 어울린다..
옷이 날개라 그러더니..거울 속 내모습이 귀부인 같아 보인다.
부드러운 밍크의 감촉..깃털처럼 가벼이 몸에 착 감기는 착용감..
순간 밍크나 모피를 반대하던 동물애호가들의 시위장면이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나는 이미 밍크의 그 부드러운 유혹에 푸욱 빠진 상태..
사고를 쳐..? 말어..?
순간..생일선물로 다이아반지를 받았다는 은주씨와
그냥 사고 싶어서 하나 장만했다며
고가의 다이아 목걸이를 하고 운동하러오는 화진씨가 떠오르며..
그녀들의 핑곌 대어 보기도 하며..나를 합리화시켜도 보지만..
내 생일날에 이미 과한 선물을 받았는데..
이리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내남자는 나를 위해 과한 지출을 했는데..
한 시간여를 입었다 벗었다
그 밍크를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니..
우나가.."엄마 너무 불쌍하다. 그냥 사.."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잖아..며칠전에 이미 선물도 받았는데.."
'그리고 지금은 예전 같지 않잖아..'
나는 비가 내리는 거리를 거닐었다.
옆엔 나의 딸이 함께였고..
내리는 비만큼이나 마음이 젖어가고 있었다.
내남자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였다.
가슴이 시렸고 가슴이 떨렸고 나는 슬퍼 눈물이 나려했다.
나는 나에 대한 연민에 조금 아렸고..
내남자에 대한 연민에 많이.. 아주 많이 슬펐다.
비가 내린다.
지나가던 남자의 우산이 바람에 젖혀진다.
그렇게 바람도 분다.
마음에 싸아한 바람이 훑고 지나간다.
옷깃을 여며보지만 마음의 추위를 어찌 할 수는 없다.
지나갈까?
지나가겠지..
언제나 그래왔으니까..
모든 것은 그렇게 바람같았으니까..
지나갈거야..바람처럼..
나중엔 웃으며 얘기할지도 몰라..
아니.. 눈물이 날까?
훗날..힘들었던 한 때를 상기하노라면 눈물이 날지도 몰라..
지금 참고참는 눈물이 그때서야 후련히 흘러내릴지도 모르지..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
하루라도 빨랐으면 좋겠어..
지금 다하지 못하는 이야기..
그 땐 할 수 있을거야..고백처럼..
나와 우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느낀다.
나의 딸과 함께 거리를 거닐때면..
나는 가슴에 자랑스런 훈장을 하나 달은 듯이..
당당해지고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세상 가장 행복한 엄마가 된다.
이 행복한 엄마가 지금 가장 슬픈 이유는..미안함때문이다.
나의 딸들에게 너무 미안하기 때문이다.
가끔 삶은 아득하다
헤어날길 없이 아득하다
시월의 마지막 밤..
나는 이유도 근원도 명분도 없는 눈물을 떨구고 앉아 있다.
설명할 길 없는 ..
아니.. 숨기고픈..
얘기하기 싫은..
들키고 싶지않은..
혼자만의 뚜렷한 이유로 나는 울고 앉아있다.
왜 우느냐.. 물어도 나는 대답할 수가 없다.
그건 내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 생애 또 한 번의 시월을 보낸다.
나는 이 날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아주 오래오래..
비밀한 가슴을 안고..
시월의 마지막 밤이 흐른다.
- 벗 님 -
한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느낌입니다.
어찌보면
각본 없는 드라마 같고
욕심에서 절제까지 사람의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것 같고
행복에 겨운 아스라한 비명소리를 듣는 것 같고
애틋한 가족에 대한 기대와 배려하는 마음도 엿보입니다.
희로애락이 담긴 기승전결화 된 장문의 시 같아
읽는 내내 긴장과 미소로 행복했습니다.
벗님은 울고 있는 줄 모르는게 아닙니다
그 울음속에는 얕은 희망의 흐느낌이 엿보입니다.
밍크코트 보다
우나와의 동행이 더 아름답고
눈부셨던 공연 보다도
가족의 호락하는 인정이 더 아름답고
남들의 호화 명품 보다
벗님의 랑님에 대한 배려가 더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본능에
포장되지 않고 가장 밀착된 진솔한 표현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공연 만큼이나 감동시키셨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에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
원더풀 ~ 뻣님~
좋아라 했겠네..그렇지 부모님이 주신 이쁜 모습을 아름답게 잘 지키고 가꾸는 것도
참 잘하는 일이지 가까이 있으면 땐스공연 한번 보고싶다..밍크가 그렇게 갖고싶었구나.
나도 밍크자켓 하나 갖고싶지 추위를 너무타서 그런데 털달린 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아직은 살형편도 안되고 참지뭐.ㅎㅎ
속물스러워지나 봅니다.
그 밍크가 무지하게 탐이나..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답니다.
너무 이쁘던걸요..
죽어간 밍크들 생각은 나지도 않던걸요..
공연 동영상..
몇 번을 봤는데..
화질도 엉망이지만..
너무 민망하여..
아마 보시면..까무러치실 분 몇 분 계실 듯하여..ㅎ~
그리고 몇몇분은 놀라..제 방 발길 뚝.. 끊으실 듯 하여..ㅋ~
플로라님..그래도 올릴까요?
위의 사진 속 모습은 차차차 추는 모습..ㅎ~
음 .. ,
벗님 ...
.
찬바람이 불면 친구들은 찬 바람들에게 '응. 알았어' 라고 중얼거리며 맘 속 깊이 겨울다짐을 하죠.
시월의 마지막 밤은 누구나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하나봅니다,
벗님 말씀처럼 그냥 지나치면 왠지 서운하고 안될것 같은 느낌,,
그게 다 마음에서 오는 행복이겠지요,,
그래서 와인도 한 잔 마시고,,
숙제도 하고,,
새로운 11월에도 그러하소서,,
늘,,
언제나,,
항상,,
그리고,,,
저도 10월의 마지막 밤을 산속에서
여러 선후배 시인들과 빗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셨답니다....
벗님의 기나긴 시월의 마지막 밤 편지가 들어 있었군요.
편지를 읽어 내려 가면서
예전 서른아홉살 시월의 마지막 날 밤이 생각났어요.
해마다 시월 마지막 날만 되면 생각나는 날이거든요.
서른아홉 친구들끼리 한 집에 모여 초촐한 파티(?)를 했던...
삽십대 맞는 시월 마지막 밤이라며 무척 섭해하고 아쉬워 했던..ㅎㅎ
이용은 해마다 잊혀진 계절이라고 목놓아 부르는 그 시월 마지막날 밤..
아..그 시절은 이제 꿈이어라...
11월 두번째 날에서야 벗님의 시월 마지막날 밤을 함께 취하다 갑니다.^^
마지막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린 그때서야 주변을 들러봅니다--마음도 들여다보고 주변도 살피게 되죠---
가슴깊이 동감했습니다--추운날씨에 건안 행복하세요
즐겁게 보고있다........
동연상 보여주면..........
난 졸도 할것 같다....ㅋㅋㅋ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 하나씩은 있겠지요,
소중히 간직하세요
벗님 춤추는 모습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신종플루땜에 맘이 크게 상해서
나중에 빍은 댓글 남길게요
미안!~~^*^
전 촛불시인님 초청으로 남해 미조항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답니다.
시와 노래와 술,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빚어낸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엔 찬바람 부는 어시장에 나가 경매구경도 하고 오전 내내
남해 금산과 용문사 등등 좋은 곳은 다 보고 왔답니다. 잊을 수 없는 하루로 기억될거 같습니다. 제가 좀 샘나게 했나요?^^
일없이 외로우셨나요..? 시월의 마지막 밤이..
촛불시인님과 여러 블친구님들과 함께한 시월의 마지막 밤..
아마..평생에 남을 추억거리 만들어 오시지 않으셨을까..?
넵..쌤 납니다요..무지무지..ㅋ~
날이 마니 추워요..
떨지 말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길요..
밍크코트를 입었다 벗었다 하시는 벗님 모습 그려 보며...무엇이나 잘 어울리실 듯한 벗님 얼굴 그려 보며...^___^
벗님네는 어쩌면 비가 오면 서로 우산이 되고...
우산이 없으면 서로 비를 함께 맞고 가는 그런 분들이라 여겨집니다...
저도 10월에 태어나서 10월이 참 좋아요..
재미있는 공연 멋진 벗님..
언제 기회가되면 저도 초대해주세요..^^
다녀갑니다,
동영상으로 봅시다^^
넘넘 멋진 아름다운 노래
벗님인 또 열띠미 춤 추워서 멋진 10월을 남겼고
우아 어쩌면 다들 매력잇는 분위기로 시월을 보내셨넹
앤언냐도 아주 폼나는 시간을 보내긴 했어염
"클래식의 향기" 로 넘넘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한 그날 밤 바다가 내려 다 보이는 숲속에서
클래식의 진수를 느껴 본 그 밤 죽을때까지 못잊을겁니다.
달빛, 파도소리, 숲의 바람소리, 그리고 고운 음악 ...
그 멋스러움 가슴에 고이 담았습니다.
요사이 두집 살림한다고 넘넘 바빠요 일하고 , 살림하느라고...
며칠후엔 재수생 딸내미 수능까지 부담으로 다가 와서
블로그놀이터에 통 드나들지를 못합니다.
미안해요
아름다운 친구님들께 그냥 소식 깜깜으로 ㅎㅎ
모두가 이해 해 주실거죠.
그리고 그 동안의 모습은 가득가득 채워놓았으니
12월 어느 날에 왕창 내려 놓을게요.
벗님,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도 앤언니 잊지말아여 ^^*
곧 이곳으로 돌아올게요.
그러셨구나..수능..
제가 깜박했습니다.
당연..블로그 할 여유 없으실 줄 압니다.
게다가 재수니..더욱 마음이 그렇겠어요..
담주 목요일로 알고 있는데..
그 때까진..마음이 괜히 바쁘시겠어요..
당근요..
언닐..잊다니요..
별 걱정을 다 하세요..
따님..좋은 컨디션으로..실력발휘 하길..
저도 마음으로나마..기도드릴게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숲속에 울려퍼지는 클래식의 향연..
감성 깊은 언니가..푸욱~~빠지실만도 했겠습니다.
아름다웠겠습니다..
그 향연..감미로운 선율..바람..파도 ..달빛..
함께 느껴봅니다.
기다릴게요..
사뿐한 걸음으로 오시길..
시간이 정말 빠른것 같아요.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가는 것 같아요.
10월 어느 멋진 날에 추억이 있으세요?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을 마음껏 만끽 하시길~~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즐겁고 행복한하루 되세요 ~!
♬~~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Sammi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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