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6.11
지금 월이가 열이 몹시 심하다.
엄마가 있었더라면..
정말 괜찮았으면 좋으련만..
착한 월이..못난 언니땜에 착한 너만 언제나 고달팠지..
정말 좋은 언니가 되고싶다.
다정한 언니가 되어줄게..
하루하루..스치듯 지나가는 이 하루..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지금 이 순간..
헛되이 보낸다는 건 너무 허무하다.
눈물이 날 정도로 나의 하루를 후회하며..
돌이킬 수 없음에 애태워하던 나는 ..
이젠 그만 체념해버렸다.
이러면 안되는데..
무언가를 깊이 사색한다는 것..정말 멋스럽다.
고독이 어려있는 사색에 잠긴 인간의 옆모습을 보노라면
삶의 진실을 엿보는 듯 신중해진다.
벗님이 그리울 때면 매냥 하던 버릇대로 난 슬퍼져버리고
벗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운 안개에 싸여
너의 미소마저 잃어버린 듯 백지이다.
하얗다..
온 세상이 하얗다..내 마음까지도..
지난날 내 벗님의 미소처럼..
나의 색깔은 하얀색이란다.
또 어떤애는 노란색이란다.
하얗고 노란 삶..정말 화사하고 아름다울 것 같다.
그러나 난 짙푸른 녹색빛이 좋다.
들판의 파르른 초록처럼 무럭무럭 싱싱하게 살고 싶다.
이성이 조금씩 궁금해진다.
알 수 없는 딴 세상의 사람인 양..
꽃이 피면 나비가 날아오기를 바라듯..그런 마음이다.
내 마음은 조금씩 부푼다.
그러나 아직은 설익은 풋과일이다.
정말 조심해야한다.
숙향이는 바보다..
그러나 난 너보다 더 바보다..
넌 미숙하나마 사랑을 하고 있지만
난 아직 사랑을 모른다.
알고 싶지만.. 모르는 게 나을 듯 하다. 아직은..
- 열일곱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