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이들과 통화를 한다.
둘이 번갈아 가며..전화기를 놓지못한다.
자근 게 자꾸 울먹거려서..맘이 늘 그렇다.
지금까진 잘 참아왔는데..
어느날은 차라리 홀가분하기도 하였는데..
이젠 하루가 일년처럼 길고..
하루가 휘리릭..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공항출구에서 환히 웃으며 나올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순간을 고대하며..
모든 번민을 재워본다.
전화기 너머 아이들 걱정이 태산이다.
자근 딸..
'엄마..북한이 핵 터뜨리면 어떡해요?'
'어제..여기 천둥치고 비 엄청 왔는데요. 난 한국에 핵이 터진 줄 알았어요.'
'힐러리가 방한하는 오늘 내일이 고비라는데..'
옆에 있던 큰 딸..
'야..아니야. 힐러리가 아니고 클린턴이야.'
둘이서 힐러리다..아니다 클린턴이다..내가 분명히 들었다..이러구들 있다.
에휴..저거 큰 거라는게..쯧쯧..
'우나야..힐러리 클린턴이야. 남편성을 따라서 그런거야.'
푸하하~지도 무안한지 깔깔 웃어댄다.
자근 딸..
'엄마..내가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해줘야 해요.약속..'
'응..뭔데..물어봐.'
'아빠..요즘 얼마 벌어와요?'
고민하다..약속했기에 솔직히 얘기해줬더니..
'거짓말..아빠 요즘 돈 못 버는 거 같아요. 거짓말이죠?'
'왜 그렇게 생각해?'
'요즘 한국 경기도 안좋구..전화할 때 마다 아빠 집에 계시잖아요.'
'야..우리 맨날 열시 반에 통화하는데..뭐..'
'그래도 아빠 전에는 더 늦게 들어오셨잖아요.'
쬐그만게 별 걱정을 다 한다 싶어..네가 왜 그런 걱정을 하냐구..
나라걱정 돈걱정은 네가 안해도 된다구..내가 괜히 화를 낸다.
며칠 안 남았으니 공부보다도 아프지만 말구 잘 있다가 엄마 만나자.
겨우겨우 달래놓구..
뽀뽀..전화기 닳도록 쪽쪽~하구..
다시 전화기 잡은 큰 거..
'엄마..나 너무 행복해요. 나 귀 뚫었어요.'
'지금 행복해 죽겠어요.'
'엄마..몇개 뚫은 줄 아세요?'
'세개나 뚫었어요. 더 뚫을까 생각 중이예요.'
'이쁜 귀걸이도 마니 샀어요.'
'은귀걸이랑 금귀걸이도 하나 샀어요.'
'엄마..나 한국 가면 교복치마 엄청 짧게 줄일거예요.'
'뭐라 그러지 마세요.'
'엄마..나 얼굴에 뭐가 났어요.'
'어떡해요..먼지알러지 같아요.'
'엄마..예성이한테 내가 보구시퍼한다구 문자 좀 보내줄래요?'
'엄마..나 틈틈이 뜨게질해서 숄이랑 치마도 만들었는데..존나 이뻐요.'
'엄마..글구 여기 영국남자애가 있는데 엄청 잘 생겼어요.'
나의 말
'우나야..그러면 너 그 영국애 전화번호 따서와라.'
'괜찮은애 몇 명..전번 꼭 따와.'
'그리구 귀는 더 이상은 안된다.'
'어차피 학교갈 때 하지도 못하잖아.'
'안돼..더 이상은..알았지?'
'별일이다. 네가 뜨게질을 곧잘 하는게 엄만 참 신통하네.'
'네가 만든 거 꼭 보구 싶으니까..잊지말구 잘 챙겨와.'
'그리구 쏭이 잘 챙겨줘.'
'울리지 말구..네가 엄마 대신이니까..'
'그리구 여자애는 피부가 생명이니까..관리 잘 하구..햇빛 보지 말구..'
주절이구절이 우리 세 모녀..
국제전화 붙잡고 매일 30분은 기본이다.
같은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쩜 저리도 다른지..
그러나 쏭이의 야무진 모습이나..우나의 엽기적인 모습..
다 귀하고 소중한 선물이구 보물이다.
나는 그저..웃음나는 개성으로 보여지는데..
내남잔..자길 꼭 닮은 우나가 가끔은 못마땅한가 보다.
돌아오면 또 얼마나 부딪칠지.. 조마조마..
어찌되었든..어학연수나 유학이나..함부로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결론..
학습적인 면에선 분명 성과가 있겠지만 아이나 부모나..힘든 일이다.
난 마니 힘들었다. 겨우 두 달이였는데..
성인이 된 다음에는 모르겠지만..
자라는 과정에선 꼭 엄마가 옆을 지키고 있어야한다는 내 나름의 결론..
다음 번엔 꼭 내가 함께 할 것이다.
특히 아직 어린 쏭이에겐.. 엄마 없는 두 달이 무척이나 힘겨웠다.
나도 그렇고..
- 벗 님 -
다 성장해도 걱정은 마찬가지~~~
이쁘게 사신다는 표현 밖에~~!!
엄마 앞에서 재잘거리는 큰 따님
그리고 그 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벗님
보기에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곧 돌아오는군요
을매나 좋으실꼬~~~~^*^
월요일
한주 내내 행복 퐁퐁 샘솟기를요
재잘재잘.. 조잘조잘..
다투어 자길 얘길 하려고..들어달라고..
가끔..자정이 넘도록 아이들과 수다스러울 때가 있어요..
아이들도..자기 얘길 들어 줄..누군가가 필요한게지요..
한창 사춘기인 우나가..
자기 얘길 곧잘 해주는 게 고마워요..
내가 쿵짝을 잘 맞추어 주는 편이거든요..
내남자는 이런 내가..못마땅한가 봐요..
애들 탈선을 부추기는 엄마라나..헐~
조 위에 사진 찍던 날도
자정이 넘도록 수다떨다가..찰칵~
이뿌게 봐주시니..고맙습니다.
글 올리고 나면..사실..창피할 때가 많거든요..
봄볕이 참 좋습니다.
미산자락에도 봄물이 퐁퐁~오르고 있겠지요..
비에 젖지않고 잘 쉬다 오셨는지요..?
한 배속에서 태어 났어도 각각 다 다르죠.ㅎㅎ
둘도 재잘 재잘 흐흐
지우는 넷이서 조잘 조잘하면 집이
떠나갈려구 해서 귀를 막아야해요.ㅋㅋㅋ
언제나 웃음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요...^^*
엄마의 조바심은 태산과 같네요 ㅎ
자식에게는 무엇이든 경험해 주고 싶은게
부모마음인지라 보내 놓고도 좌불안석이지요
견문을 넓히는 것
나이가 들기전에 조기유학시킴이 대세라
주위에서도 많이 다녀옵니다.
저는 아직 여행은 다녀왔지만 ...
우나와 쏭이를 같이 보내셨네요
서로 위안을 해주며 잘 지내고 돌아왔으리라 생각됩니다.
제 머리속에는 이상은 높게 현실은 착실하게 살라는
어렸을적 교훈이 아직도 남아 있듯
아이들이 경험한 기억이 살아가면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보네요
한 배속에서 나왔어도
성격은 제각각 ㅎㅎ같으면 재미 없지요 ^^
자주 컴에 들어오지 못해 제대로 인사도 못하네요
푹한 날씨에 열심히 운동하시고
늘 밝은 모습으로 뵙길 바래요^^
아이들 떼어 놓는 거..
그거 못할 일이더라구요..
처음 한 달은 보낼만 하더니..
그 다음부터는 내내 힘이 들었어요..
아이들은 더 했겠지요?
자라는 시기엔..
엄마품에..아빠 품에..그렇게 안겨서 커야함을 느껴요..
영어도..장래도..중요하겠지만..
가족은 함께 어우러져 부비며 살아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지요..
그래서 저는 조기유학이니..기러기 아빠..
절대 말리고 싶어요..
우나랑 쏭이..
참 마니 달라요..정말..ㅎ~
저마다 타고난 기질이라는 게 있나봐요..ㅎ~
이상은 높게..
현실은 착실하게..
그리만 살아가면..가장 바람직한 삶이 되겠지요..
요즘 좀 곤하신 듯 합니다.
잠도 부족하신 듯 하고요.
늘 인사 주시면서..^.*
사실 처음엔 ..해방이다..하는 기분이였는데..
나중엔..하루하루가 얼마나 길던지요..
이젠 어디에도 못 보낼거 같아요..
성인이 될 때까진..
제 나이는 이미 공개되어 있는데요..
86년도에 스무살이니깐..
계산해 보세염후
글구..지가 동생인지..언니인지..확실하게 갈쳐주세욤
지는 이때껏 뚜아님을 언니로 모시구 있었는뎅아닌가요 설마
벗님의 동생 사진 올렸다고요 ㅋㅋ 저 사진 저얼~ 대~ 벗님 아니얌!!! ㅋㅋ
한참을 웃었네요..
글게..저 보구 누가 삽질소녀라 맨날 놀리더만
또 사오정이 되어 버렸네요..
그 말씀이였어요
..어쩐지..쪼매 이상타 싶었어요..
벗님이 결단코 맞구만요..
사진이 뽀샤시 하니 젊게 나오긴 했는데..
1년전쯤의 벗님이네요..
여튼 기분 대빵 좋슴다..^.*
비공개 |
'♥사랑 > 딸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들 귀국하던 날의 풍경 (0) | 2009.03.06 |
---|---|
희진엄마의 편지 (0) | 2009.03.02 |
필리핀국제학교에 다니는 딸들 (0) | 2009.02.11 |
필리핀에서 온 딸들의 전화 (0) | 2009.01.23 |
기말고사 (0) | 2008.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