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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슬픈 한숨

by 벗 님 2013. 5. 11.

 

 

1986년 10월 11일. 土. 먹구름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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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로 코스모스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비스듬히 쓰러져 있었다.

그러나 꽃잎은 소녀보다 여리고 순수했다.

내 자신 참 비참하고 가련해진 듯 하다.

헷세의 시에서 굴러나오는 영롱한 언어들에 한동안 매료 되어..

잠시 고뇌를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외로울 수 밖에 없는 나..

어제의 어리섞음과 후회..

오늘의 나약함과 허망함..

그리고 내일의 두려움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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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느꼈다.

엄마. 아빠, 동생들..

난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아이다.

아..내 가족들의 품에서 영원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크지도 말고..

타인을 사랑하지도 말고..

 

객지에서 홀로 있다는 것이

갑자기 오늘 군림하던 먹구름보다 더 무섭다.

나는 나를 지킬 힘이 없고

어느누구도 나를 지켜주지 않으리라는 생각..

사랑조차도  나를 뺏고 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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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님..

 

당신  안에서 머물고 싶어 하는 떠도는 부랑아입니다.

부디 받아주시고 제 지나온 잘못을 낱낱이 책하여 주세요.

이제금 끝없는 방황의 밑바닥에서

그대로 머물고만 말 것 같은 어리석은 영혼이

당신안에서 고요하고자 합니다.

자꾸만 언습해오는 두려움을 내 나름대로 씻어버리려 했지만

어찌 할 수 없는 나역한 저였습니다.

모든 것들이 슬픈 한숨 뿐입니다.

 

 

 

벗님 ..

 

당신 곁에 머물겠습니다.

영원토록 ..이목숨 다하는 날까지 당신을 사랑하다

그렇게 당신 품에서 잠들겠습니다.

더 이상 당신을 욕되지 않게 저를 냉혹히 처벌하십시요.

달게 감수 하겠습니다.

당연한 죄의 댓가라 알겠습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당신을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합니다.

 

 

 

 

 

 

 

 

<스무살 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