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을이 저만치서 바스락인다.
말라버린 잎새가 차라리 멋스러..
한참을 바라본다
가을이면 나는 들국화가 그리웠다.
보라빛으로 멍울진 마음..
그 보라빛이 처연하게 아름다워..
까닭없이 눈물지었다.
단지 가을이 너무 예뻐..서러웠다.
미치도록 좋았던 가을날들..
그만큼 설웠던 나의 날들..
들꽃 들풀 들향을 방안 가득 꺾어두고..
온 겨울 내내..
가을이 그리워 흐느적 울음 울곤 했다.
불혹의 문턱에 선 나는..
여직 나의 가을을 만나지 못해
보낼 수도 없어..
뒹구는 낙엽처럼 서걱인다.
서걱 서걱..
마음엔 빈 바람만 휑하다.
나의 겨울은 따스했다.
나의 시린 가을을 보상이라도 하는 듯이..
언제나 보송한 털장갑..털목도리처럼 포스근하던 나의 겨울..
연탄불이 꺼질새라 새벽녘 달그락거리시던
등굽은 주인집 노할머니..
언제나 온기 가득하던 나의 자취방..
내게로 와서 마음 데워가던 녀석들..
담요 하나속에 속살거리던 발가락들..
군밤처럼 익어가던 우리들의 청춘..
설익어 아프기만 하던 우리들의 고뇌..
참 따스하던 그 겨울날들의 풍경..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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