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하도 깊어 먼동이 터오려 한다.
잠들지 못한다.
눈물 몇줄기 떨구었지만..아리진 않았다.
오히려..맘이 맑아진다.
몇 줄기 눈물때문은 아니다.
체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라리 편안한지도 모른다.
'혼자라 해서 외로운 것만은 아니고
둘이라 해서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다.'
젊은 날..
자주자주 되뇌이던 이 말..
그땐 외로와서 ..
무척 외로와서 ..
외롭고 싶지 않아서..
나를 위로하기 위한 주문 같은 거였는데..
불혹을 넘긴 내가..
이 새벽..
잠들지 못하고..
이 말을 뇌까리고 있다.
'혼자라 해서 외로운 것만은 아니고
둘이라 해서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라고..'
홀로서기..
그 시절 유행처럼 나부끼던 홀로서기..
그것이 너무도 고통스러 둘이고자 했건만..
홀로서기..서야 하리라..
어떤 형태로든..그래야 하리라.
완전한 혼자가 되어야..진정한 둘도 될 수 있는 것..
반쪽과 반쪽이 만나..완전한 하나가 된다는 거..
그거 사기다.
'내 반쪽은 어디에..'
서로 맞지 않는 두개의 동그라미 틈새가 굴러굴러..흘러흘러..
어느날엔가 ..많고 많은 날이 흐른 후에야
한치의 빈틈도 없이 그 틈새가 꼭 맞아 떨어지고
그렇게 서로 맞지않던 반쪽과 반쪽은
어느새 완전한 하나의 동그라미가 된다는 이야기..
이것도 공갈이다.
그렇다면..
황혼이혼이 왜 있을까..
왜..울 엄마는..지금에서야..울 아빠가 미운 것일까?
하긴 처음에 너무나 꼭..맞아 완전한 동그라미였던 만남도
구르다구르다..틈새가 생기고
결국..둘로 나뉘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
그랬었지..
- 벗 님 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