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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풀꽃 이야기

자운영꽃

by 벗 님 2020. 5. 25.

무봉산을 내려와 소롯길을 따라 터벅터벅 걷는 길..

길가를 걸으며 만나는 풍경들은 다 인생이 된다.

카림 상가 이마트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본다.

계산하는 직원이 내 등산복 차림을 보더니

근처에 등산할만한 산이 있는지 관심 있게 묻는다.

등산을 좋아하는 여인인가 보았다.

 

등산배낭에 주섬주섬 장본 것들을 챙겨 메고 집으로 가는 길..

도로가 풀밭에는 민들레 봄맞이 꽃마리..

온갖 풀꽃들이 피었다.

어머?

처음 보는 꽃을 만났다.

달랑 몇 송이만 호젓이 피어있었다.

검색을 해보니 자운영꽃이란다.

아하? 네가 바로 자운영꽃이구나..

 

 

 

 

 

 

이태원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랫말 중에 낭독되는

아름다운 시 속에 자운영꽃이란 말이 나온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이렇게 시작되는..

이 노랫말 속에서 처음 만난 자운영꽃은 마냥 어여쁠 거라..

짐작만 했었는데 이리 실물로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 나게 하는..

눈물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자운영꽃과 함께 이 구절이 참 오래오래 남아도는 그대..

 

자운영꽃의 꽃말은..

나의 행복..

그대의 관대한 사랑..

 

 

- 벗 님 -

 

 


그대 - 이태원 노래/정두리 시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 목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입니까
이노리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 나게 하는
눈물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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