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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시금치도 싫은 며느리

by 벗 님 2019. 7. 1.

 

 

 

 

 

 

 

 

 

 

지난 구정 아침 시댁 마당에서..

 

장골 큰댁에 갈 채비를 하고..

 

쏭이랑..

 

 

 

 

 

 

 

 

 

 

 

 

 

 

 

 

 

 

 

 

 

 

 

 

 

 

 

 

 

 

시댁에서의 명절 아침풍경은 늘 분주했었다.

 

꼬장하신 의성 작은 아버님께서

 

가까이 살면서 매번 늦게 오냐며 꾸지람을 하셔서

 

아버님도 어머님도 아주버님도 내남자도

 

얼른얼른 매살라라..서둘러라..늦겠다..

 

명절 아침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일 것이다.

 

 

그 시절..

 

둘째 형님네도 우리도 아이들은 어렸었고..

 

한겨울에 마당의 가마솥에 데운 물을 퍼다가

 

아이들 씻기고 딸아이들이라 머리 묶고 옷 입히고

 

컴컴한 새벽에 깨어 서두른다고 서둘러 가도..

 

군식구 없이 단촐하게 어른들만 오시는 작은 아버님네 보단 늦기마련..

 

 

그랬었는데..

 

의성 작은아버님네 도련님이 늦장가를 들고..

 

그 댁에 아기들이 생기고 부터일까..

 

명절날 아침 풍경은 바뀌었다.

 

제사 준비 다 끝내고도 한참이 지나야 오시는

 

의성 작은댁 식구들 때문에..

 

큰댁 식구며 대구 작은댁 식구들..우리쪽 식구들..

 

모두 한 시간 가량은 기다리는 일이 보편화 되어버렸다.

 

 

작은 아버님은 기억이나 하고 계실까..

 

명절 아침 조금만 늦어도 그렇게 꾸지람을 하시더니

 

정작 당신 며느리가 생기고 손주가 생긴 후로..

 

명절 아침마다 대식구들을 얼마나 기다리게 하는지..

 

 

이런 소소한 일도 불만인 거 보면..나도..

 

어찌할 수 없이 시자 들어가서 시금치도 싫어한다는

 

대한민국의 며느리이다.

 

 

결국 이런 불평불만은 누워서 침뱉기일지 모르나..

 

내 속좁음을 표출하는 일밖에 되지 못할지도 모르나..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 곳에 남긴다.

 

여긴 내 마음의 공간이니..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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