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골 큰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다시 귀천동 시가로 와서..
아침에 보아둔 탱자열매를 따기 위해
쏭이랑 강둑으로 나왔다.
♥
이 냇가도 많이 변했다.
꼬불꼬불하던 물길이 반듯하게 정리되었고..
작년까지 없던 다리가 놓여져있다.
늘 바라보기만 하던 저 산 아래 마을이 궁금해
쏭이랑 건너가 보기로 한다.
멀게만 느껴저 가볼 엄두도 내지 않았던 저 산 아래 마을..
이 다리 덕분에 건너가 본다.
몇 채 되지 않는 집..과수원..
시댁마을보다 더 한적했다.
아이들 어릴 적..
저 냇가에서 멱도 감고..
어느 실비 내리던 하루..
아버님께서 냇가 징검다리 위에서 줄낚시를 하시던 기억이
참 아름답게 떠오른다.
내가 꽃을 좋아한다고 하니..
마당에 키우시던 맨드라미랑 코스모스를
작은 화분에 담아 주셨었는데..
이 냇가에 서면 그 두 가지 추억이..
가장 아련하고 그립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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