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고속도로 덕분에
시댁에서 아빠가 묻혀계신 내 고향까지는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도착한 친정식구들..
언제 봐도 반갑고 정겨운 얼굴들,,
♥
날이 포근해서 다행이였다.
아빠산소 앞에 조화를 다시 꽂는다.
나는 마음 속으로 아빠께 인사를 드린다.
" 아빠, 우리 왔어요."
드론을 날리는 네째제부..
드론이 지 마음대로 날아가
나뭇가지에 걸리거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져..
우리는 한바탕 웃었다.
1697
옆 등성이에 있는 큰 할매 산소 가는 길..
큰 할매 산소 가는 길은 무척 가팔라 어른들도
조심조심 가야 한다.
내가 중학생이였을 즈음 돌아가신 할매산소는
봉분이 많이 내려앉아 있다.
큰집 규태오빠가 손볼거라고는 했는데..
할매산소 가는 길도 조금 편히 갈 수 있게
도닥였으면 좋겠다.
큰 할매산소 잎에는 큰집 식구들이 꽂아놓았을
노란 조화가 꽃혀있다.
큰 할매께 인사 드리고..
맏아부지랑 맏어매께도 절을 올린다.
그리고 나 혼자 따로 연희언니 할배무덤에도 절을 올린다.
자손들이 돌보지 않아 다 허물어져 가는 연희언니 할배무덤..
거기다가 무덤 위에 큰 나무뿌리가 박혀있어..
육촌인 철이오빠가 제주도 신혼여행 가서 급사한 건..
어쩌면 할배무덤을 돌보지 않아 그런 건 아닐까..
나는 연희언니 할배 무덤만 보면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