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긴 연휴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조금 여유로이 월요일날 아침 일찍 귀성길에 올랐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은 잔뜩 찌푸리기만 하고 날은 후덥지근하니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였다.
쏭이는 구름이 환상적이라며 환타지영화 속의 하늘같단다.
정말 그러네..나는 딸의 말에 조금 오버해서 맞장구를 쳐준다,
반응이 시큰둥 하면 쏭이가 또 삐질까 봐..
시댁에서 이틀..아빠산소 갔다가..친정에서 이틀..
그리고 1박정도는 오랜만에 거제쪽으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처럼 떠난 추석 귀성길..
차가 조금 막혀 예정보다 늦게 시댁에 도착했다.
♥
♬~~ Ocarina오카리나/Erhu얼후
어머님이랑 하루라도 더 있고 싶다며 내남잔..
다른 형제들 보다 하루 정도 일찍 온다.
다른 형제들은 내일 오후나 되어야 도착할 것이다.
해마다 뉴스에선 명절연휴 끝나고 난 후에..
이혼률이 급증한다고들 하는데..
아무리 그럴까?
항상 의아해 하곤 했었는데..
뭐 그 정도까지야 아니더라도..
나 또한 며칠간 후유증으로 스트레스 받곤 한다.
딱히 내세울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그냥 해묵은 감정들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난 감정컨트롤선이 무너지곤 한다.
그 세월 동안이면 유아무야 잊혀질만도..
묻혀질만도 한데..
사진 속 시댁풍경은 저리도 소박하고 정겨운데..
시집 온 지 20 여년이 훌쩍 흘렀건만..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가고 그 간극은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다.
내 마음의 문이 처음부터 너무 굳게 닫혀버린 탓이리라..
- 벗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