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의 진흥왕 순수비에서
족두리봉을 뒤로하고 향로봉을 향해 간다.
나에겐 아직 미지의 봉우리인 그곳으로..
♥
향로봉을 향해 가는 능선길에서 바라본 족두리봉
구조헬기가 떴다.
누가 또 조난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북한산 산행 중에 종종 만나는 광경이다.
산을 절대 만만히 봐선 안 된다.
족두리봉을 떠나면서 조금씩 멀어지더니..
중간중간 걸음을 늦추고 기다렸지만
내 남자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향로봉 삼거리에서 잠시 쉬며 내남자에게 문자를 보낸다.
일단 비봉으로 출발할테니 거기서 만나자고..
비봉은 아찔했다.
용기가 나지 않아 바위아랫자락에서 내 남잘 기다리려다..
엉금엉금 어떤 여자분이 바위를 타고 내려오길래..
나도 용기 내어 바위를 타고 올라가기로 한다.
간이 콩닥러렸지만..
다시 바위 타고 내려갈 일이 걱정이었지만..
올라오길 잘했다.
시야에 펼쳐진 광경이 감탄이었다.
저어 멀리로 백운대가 보이고 인수봉도 보이고..
바로 앞에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사모바위도 보인다.
널찍한 바위에 바리를 잡고 앉아
눈 앞에 펼쳐진 북한산의 절경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내 남자 오길 기다린다.
누군가 털썩 내 옆에 앉길래 보니 내 남자다.
" 생각보다 빨리 왔네.."
어느덧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우리 둘이는 비봉 봉우리에 앉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산정에서의 늦은 점심을 먹는다.
소찬이지만 말해 무엇하랴.. 꿀맛..
식사 후.. 내 남잔 코까지 골며 꿀잠을 청하고..
나도 그 옆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진흥왕 순수비
내친김에 비봉 꼭대기에 있는
진흥왕 순수비까지 올라가기로 한다.
진흥왕 순수비에서 서울 전경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바위를 타고 오르고 내리는 길이 아찔했었지만..
올라오길 참 잘했다.
북한산 봉우리들은 다 아름다웠지만..
비봉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봉우리들은 감탄이었다.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에 올랐으니..
북한산은 다 본거나 마찬가지라던 내 남자도..
비봉에 올라와서는 생각이 바뀌었을 것이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아니 그 몇 배로
산은 보상을 해주는 듯하다.
참.. 참.. 오랜만에 올라본 산..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이토록 나를 품어주었다.
지친 마음 쉬게 해 주었다.
♬~귀거래사 /김신우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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