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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고봉산 영천사/부처님 오신 날에

by 벗 님 2017. 5. 10.

 

 

 

 

 

 

사월 초파일 아침..

 

내남잔 사무실 나가시고..

우난 알바 있고..

쏭인 데이트 있고..

 

나만 홀로 여장을 꾸려 고봉산으로 향한다.

절밥 먹으러..

 

버스로 가는 건 처음이라 꼼꼼히 검색해서

버스노선을 알아두고 출발했는데..

버스를 잘못 탔단다.

기사아저씨 왈...반대편에서 타야한단다.

 

동국대병원에서 하차해서

적당히 친절하신 기사아저씨가 가르쳐주신 대로 ..

물어물어 버스를 다시 타고 다행히 익숙한 고봉산 근처에 하차했다.

 

수 십번을 오간 고봉산 부근에 오는데..

아침부터 얼마나 헤매었는지..

다시 고봉산 올라가는 입구를 찾는데 까지도

지나가는 행인에게 몇 번을 더 물어야 했다.

 

다행히 절밥 먹으러 간다는 부부를 따라 고봉산엘 오른다.

이 길로는 처음인데 오밀조밀 산길이 예뻤다.

 

 

 

 

 

 

 

 

 

 

 

 

 

 

 

 

 

 

 

 

 

 

 

 

 

 

 

 

 

 

 

 

 

 

 

 

 

 

 

 

 

 

 

 

 

 

 

 

 

 

 

 

 

 

 

 

 

 

 

 

 

 

 

 

 

 

 

 

 

 

 

 

 

 

 

 

 

 

 

 

 

 

 

 

 

 

 

 

먼산 (김용택 詩 )-범능스님

 

 

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산이요.

꽃이 피고 잎 피는 그런 산이 아니라

산국 피고 단풍 물든 그런 산이 아니라

그냥 먼산이요.

 

꽃이 피는지 단풍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그냥 나는

그대 향한 그리운 먼 산이요.

 

 

 

 

 

 

 

 

 

 

 

 

 

 

 

 

 

 

사월초파일에 절에 가면 공양을 준다는 것을 스무 살 무렵..

 

내남자랑 팔공산 갓바위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 처음 알았다.

 

갓바위 정상의 절에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줄을 서서 밥을 먹기에..

 

가난한 대학생이던 우리 둘은 그것도 돈을 내고 먹는 줄 알고

 

그냥 하산해서 더 맛난 거 사먹자며 지치고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하산했다.

 

거의 다 내려왔을 적에 고시공부 중이던 내남자의 친구를 만났다.

 

절밥 먹으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그때..사월초파일에 절에서 공짜로 공양을 준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쏭이 4학년 무렵이였을까..

 

그냥 휴일의 아침 부슬부슬 비마저 내리는데..

 

김밥 말아서 나혼자 고봉산엘 가려고 나서는데..

 

왠일로 쏭이가 저도 따라가겠다며 나섰다.

 

그날이 사월초파일인지도 모르고 올랐다가..

 

우리 둘이는 절에서 주는 절밥을 난생 처음 먹었었다.

 

싸갖고 간 김밥에다..

 

내려오는 길엔 만경사에 들러 거기서 주는 절밥까지..

 

우리 두 모녀 참 알차게도 먹고 왔다.

 

 

 

 

그날 이후..

 

해마다 사월초파일이면 절밥생각이 나곤했었는데..

 

어찌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절밥 먹을 기회가 없었다.

 

오늘은 작정하고 혼자서라도 나선 길이였다.

 

고봉산이야 많이 와봤으니 빠삭하다 생각하고..에휴~~

 

 

버스를 잘못 타서 늦어지는 바람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절편은 동이 났단다.

 

그래도 맛나게 비빔밥을 먹고 인파로 북적이는

 

영천사 경내를 여유로이 스케치한다.

 

 

 

엄만 올해도 가족연등을 달으셨을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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