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삶의 어느 모퉁이를 지나고 있을까
내 삶은 들꽃 무리에서 외따로 피어 고개 수그린
한 송이 들꽃처럼 고적하다.
언제나 나는 외로왔다.
외롬은 내게 불치병이였다.
그래서 글을 끄적였고
새벽이 깊도록 별빛 어린 창가를 서성였다.
그 오랜 습성은 아직도 남아
바람이 창을 넘나는 이 새벽
잠 못들고 헤적인다.
꽃 처럼 피고 싶었고
꽃 처럼 살고 싶었고
꽃 처럼 지고 싶었다
내 삶이 꽃과 같이 어여쁘기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어여쁠거라
어이없는 자만의 세월도 살았다.
고여 흐린 물빛에 투영된 나
낡아버린 세월처럼 일렁인다.
가슴으로 서늘한 한 줄기 슬픈 바람이
머문다.
- 2010년 6월 23일. 벗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