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울타리에 앉은 잠자리..
어린 날.. 빨래줄에 앉은 잠자리..
키 작은 내가 기다란 싸리빗자루로 빨래줄을 힘껏 내리치면..
쇼크를 받은 잠자리가 비틀거리며 땅에 떨어지는 순간..잡던 기억.
풀잎 끝이나 장대 끝에 잠자리가 앉으면..
잠자리 눈 앞에서 손가락으로 뱅뱅 맴을 그려..
어지러워 혼미해진 잠자리를 잡던 기억..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잔인한 ..
꽁지를 따서 꽁지끼리 이어서 잠자리 결혼시키던 기억..
다섯손가락 사이마다 전리품처럼 잠자리 날개를 끼우고 놀다가..
어느새 지리해지면 그제사 날려보내 주던 기억..
처음엔 비틀거리다가도 부스러지고 구겨진 날개로 다시
하늘을 날개짓 하던 잠자리들의 비상..
그런 잠자리에 대한 일련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