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리너스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초등 아이들처럼 얼마나 마니 웃고 까불었는지..
아차? 엄마한테 10시 쯤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전화를 드리려니 초저녁잠이 많으신 울엄마..
주무시고 계실 것 같아 관두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
참 즐겁고 행복한 친구들과의 시간을 뒤로 하고..
엄마네랑 같은 아파트 사는 정화 차를 타고 귀가한다.
문 앞에서 키번호를 누르려니 폰이 울린다.
"니.. 어데고?"
후훗~엄마랑 텔레파시가 통했나 보다.
"엄마, 나 지금 문 앞이야. 막 키 번호 누르려던 참이야."
엄마는 주무시지 않고 꼬박 날 기다리고 계셨다.
♥
내가 옷 갈아 입을 새도 없이..
씻으러 갈 틈도 없이..
엄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신다.
엄마의 이야기는 끝이 날 줄을 모르신다.
사람이 그리웠을까..
아니..큰 딸인 내가 그리우셨을 것이다.
주중이나 주말엔 동생들이 늘 다녀가고..
매일매일 문화센타에 나가시고 봉사활동도 하시니..
심심하실 틈은 없을실터..
그저께는 생전 먼저 전화하시지 않으시던 엄마께서..
언제 한 번 안 내려오느냐고..
엄마의 전화를 받고는 괜스레 마음이 짠했었는데..
겸사겸사 잘 되었다.
이렇게 엄마 얼굴도 보구..
그리운 친구들도 만나고..
도란도란 엄마랑 얘기를 나누다 보니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시간..
다음 날 엄마는 한 달에 두 번 가는 요양원 봉사 가는 날이라며
아침부터 분주하시다.
봉사 갔다가 점심 드시고 곧바로 오시겠단다.
엄마랑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
내남자가 ktx 예매해 주겠다는 거 사양하고..
오후 늦게 있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은 여천천을 산책처럼
엄마랑 함께 걸으며 갈 수 있기에..
엄마와의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봉사가신 후..텅 빈 엄마네 집..
옆 동에 사는 정화에게 커피 한 잔 하러 오라 폰을 한다.
늦둥이 막내딸인 정화..
솔로로 여든 넷인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요즘 치매초기증상을 보이신다는 정화어머님..
연이네 부모님도 그렇고..경이네 어머님도 그렇고..
다들 여든을 훌쩍 넘기셨다.
우리 초등 때 고운 새악시 같았던 어머님들..
그래도 여직 강건들 하시니..얼마나 좋은지..
- 벗 님 -
몇년전 울산 공사할때 자전거타고...카메라 둘러메고...
모기랑 사투를 벌이며 놀았던 곳입니다...
지금보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새롭습니다....ㅎㅎㅎ
시간은 다르지만...
같은 곳에 추억이 있다는 것은 왠지...기분 좋은 일입니다...ㅋ
어머님...건강해보여서 좋습니다..^^*
- Winter apple
- 2014.11.27 23:58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걷기좋더라구요
엄마가 정갈하기도 하셔라
언제나 변함없이 이뿐 벗님
길에서 만나면 안녕 해야지
이제 알것같엉~~ㅎㅎ
♬~~ 종이배-김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