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영아네가 예약해 두었다는 송원리조트로 가는길..
지리산 자락 구례 산수유마을 아래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도착한 동생네들은 짐을 풀고 있었다.
비수기라 한산하고 시설도 노후된 듯 보였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틀간의 보금자리라 생각하니..
마냥 포근하고 정감이 가는 곳이였다.
♥
"영아야, 언니는 뭐 준비해 갈까?"
"언니야, 번거롭게 준비해가지 말고 밥은 그냥 사묵자."
그래도 혹시 몰라..
우리가 자주 먹는 오리집에서 생고기를 주문해서 간다.
엄마는 엄마대로 잔뜩 챙겨놓으셔서
동생 영아가 반 틈은 집에 도로 내려놓고 왔단다.
동생들은 동생들대로 또 먹꺼리를 푸짐하게 챙겨오고..
해서 대부분의 식사는 리조트 안에서 해결하고..
사실..사먹는 거 보다 조금 번거롭긴 해도
이렇게 먹으니 훨씬 맛나다고 우리는 입을 모은다.
구례에서의 하루 일정을 마치고 오리고기로 저녁을 먹은 후..
엄마가 가져오신 담근 술 몇 잔에 기분이 좋아진 막내제부가
노래방엘 가자고 제안한다.
해서..리조트안에 있는 노래방으로 고고씽~~~
울쏭이가 먼저 한곡을 뽑는다.
딸 다섯 중에..나만 노랠 못한다.
어쩌다 보니 내남자도 노랠 못한다.
엄마 아빠 닮아 음치라고 맨날 유전자 탓을 하던 울쏭이..
저만하면 곧잘 하는구먼..
아고~~아이고 배야~~
울 막내제부가 저래 잘 노는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어찌나 장단을 잘 맞춰 주는지..
평소 말도 별루 없고 점잖기만 하던 울 막내제부의 의외의 모습에..
엄마도 나도 쏭이도 배를 잡고 고꾸라진다.
처녀 적에 군 노래자랑에 나가셔서 냄비 몇 개 타셨다는 울엄마..
실버노래교실에서 합창단으로 활동을 하시며..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봉사위문공연도 다니시고 시대회에도 나가신 울엄마..
엄마가 노래하시는 건..사실 처음 보았다.
'엄만 노랠 잘 하시는데..난 누굴 닮았지?'
'맞다. 울아빠..'
내남자 장가와서 가족들끼리 처음 노래방 갔을 적에..
내 동생들 전부 다 배를 잡고 고꾸라졌었지.ㅋ~
그러나 이젠 일취월장하여 노래 몇 곡은 제법 멋드러지게 불러낸다.
와우~~울제부 짱~~!!!
산악자전거 매니아인 울제부..
아무래도 다섯 사위 중에 막내인데다 나이도 제일 어려..
가족모임때는 늘 조용하기만 해서
그냥 얌전할 줄만 알았는데..
울 막내제부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1시간 내내 노래방 분위기를 업시키더니..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를 부를 땐..
안무까지 고대로 춰가면서..
우리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처갓집 식구들을 위해..
리조트 예약하고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마련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울엄만 참 복두 많으셔..
다섯 사위..모두 하나같이 이렇게 착하고 고마우니..
우리 가족 2박3일 머물렀던 곳..이곳에서 함께한 시간들..
오래..참 오래.. 행복한 기억으로..추억으로 남게 되겠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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