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왕산 (해발 722m)
지난주(11월 9일.토) 친정엄마 모시고 청송주왕산 산행을 가기로 했다.
둘째 랑이네가 함께 가기로 해서 울산에서 엄마를 모시고 오기로 했다.
오랜만의 가족산행..설레이고 기대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가을산행을 한다는 생각에..
♥
홈플러스 가서 장을 봤다.
엄마랑 동생네가 함께 간다 하니 둘이서만 갈 때처럼 대충 사갈 순 없었다.
그래봐야 김밥에 치킨 한마리 준비한 것 밖엔 없지만..
그렇게 등산갈 채비를 하고 애들 다음날 끼니 챙겨두고..
어영부영하다 보니 새벽 2시를 넘긴 시간..
내남자와 난..일찌감치 출발하기로 한다.
나야 차에서 눈을 붙이면 되지만 4시간여 꼬박 운전을 해야하는 내남잔..
밤을 꼴딱 새우게 생겼다.
차에서 자다 깨니..새벽 6시경..
그렇게 주왕산 아랫자락에 도착한 시간이 7시경..
동생네랑 약속한 시간보다 2시간여 일찍 도착한 셈이다.
나도 내남자도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동생네도 예정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아직 초등 6학년인 조카 광윤이도 따라왔다.
일주일만에 뵙는 엄마..
이른 새벽에 차를 타셔서 그런 걸까..
기운이 없어보이시고 더 작아보이신다.
들머리를 대전사로 해서 주왕산 정상쪽으로 올랐다가..
제3. 제 2, 제1 폭포를 구경하면서 하산해서
다시 대전사를 날머리로 잡는 코스를 선택했다.
아침공기가 다소 쌀쌀했지만..
산기운을 머금은 산공기가 상쾌하다.
대전사 너머로 보이는 주왕산의 암봉이
오늘 산행에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준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폭포쪽으로 먼저 향한다.
우리는 일단 주왕산 정상을 밟고 ..
느긋하게 하산하면서 폭포를 구경하기로 한다.
오솔길 같은 산길에는 갈빛낙엽이 수북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 갈빛 낙엽 위를 걸어간다.
엄마는 산행초보인 어린 손주가 내내 걱정이신가 보다.
덩치만 컸지 아직 초등 6학년인 광윤이..
다리를 휘청이며그래도 제법 잘 따라온다.
투정도 없이..
올라가는 산길이 아기자기 예쁘다.
능선길에서 만난 암봉들 또한 절경이다.
아쉽게도 온산이 붉었을 단풍철은 놓친 듯 하다.
울긋불긋하여야 할 산은 갈빛으로 퇴색해가고 있었다.
그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암들과 온산을 덮었을 단풍의 흔적들은
절경이였고 감탄이였다.
잠시 쉬어간다.
한 무리의 산객들도 왁자지껄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다.
남자분 한 분이 조카 광윤이가 대견하다시며..
들고 온 간식을 봉다리째 다 주신다.
우리도 과일이랑 쵸코바를 챙겨 광윤이더러 갖다 드려랬더니..
이 녀석..저한테 간식 준 아저씨를 금새 까먹고는..
엉뚱한 아저씨한테 선심을 쓰고 왔다.
하하 껄껄~웃으시는 아저씨들..
동생 랑이는 그 아저씨께 갖다 드리라며..
광윤이편에 다시 간식을 챙겨보낸다.
단풍이 한창일 시기를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능선길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주왕산의 자태는 수려하다.
전에부터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던 산..
참 그리웠던 사람을 만난 듯한 기분이다.
오르락 내리락 정상을 향해 가는 능선길은 다소 완만해서
힘들 것은 없었다.
산길을 걸으며 만나는 하늘로 쭉쭉 뻗은 푸르른 적송들..
청송..그 지명이 붙은 이유를 그냥 알 것도 같았다.
저만큼 앞에 정상이 보인다.
울엄마랑 내남자도 보인다.
♬~~ 산아 /김두수
살아 천 년..죽어 천 년..을 산다는..
주목나무..
울엄마랑 내남자..
엄마랑 나..
둘째 동생 랑이네 가족..
산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울엄마..
그 덕분에 산을 사랑하는 딸들..
동생 랑이네 부부도 틈만 나면 산행을 즐긴단다.
가까이 산다면 이렇게 모두 함께..자주자주..
산을 다닐텐데..
더 없이 귀하고 보배로운 시간들..
내남자랑 둘이서만 다닐 때보다..
열 배는 값지고 행복한 시간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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