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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가평 유명산-단풍 고왔던

by 벗 님 2013. 11. 4.

 

 

 

 

 

오백 년만에 산행을 했다.(11월 26일.토)

 

하도 오랜만의 산행이라..

용문산엘 가기로 한 저번의 계획은 뒤로 하고..

조금 야트막한

가평의 유명산(해발 862m)으로 코스를 수정한다.

 

 

가을산행..

 

설레인다.

 

 

 

 

 

 

 

 

 

 

 

 

다년간?의 산행경험으로 미루어..우리둘이는 항상..

능선길로 올라서 계곡길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는 편이다.

 

능선길로 오르면..

중간중간 시야가 트인 산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힘든 것을 잠시나마 잊을 수가 있어 좋다.

산바람도 적당 불어주어 땀방울 식히며 쉬어가기도 딱이다.

 

돌돌 계곡물소리 들으며 여유로이 하산하는 길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도 할 수 있고..

 

 

 

 

 

 

 

 

 

 

 

 

 

헥헥거리며 자주 쉬어가는 나를 핀잔하는 내남자..

본인은 담배도 끊고 평소에도 밤마다 운동해서 체력이 남아돈다며..

내가 쉴려고 멈출 때마다 ..

"그러게 평소 운동 쫌 하지?"

실실 놀려댄다.

 

참나..전엔 매번 나보다 뒤쳐져서 늘 나를 기다리게 하더니만..

 

그러고 보면 내남자 대단하다.

살 빼겠다고 맘 먹더니 한 달 만에 10키로 감량하고..

담배 안피워야지 그러더니..

담배 끊은지도 한 달여 되어간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던 남자아이 둘..

기껏해야 중1? 정도..

둘이 의기투합해서 산행을 온 모양이다.

 

어린 청소년들이 저리 산을 찾는 모습을 보면 ..

어찌나 대견하고 이뻐 보이는지..

마음 깊고 멋진 청년으로 성장해갈 싹수가 보인다.

 

우리 우나랑 쏭이도 언젠가..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음 하고..나는 늘 바란다.

 

 

 

 

 

 

 

 

 

 

 

 

 

20여일..두문불출 운동도 안하고 방콕했더니..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조금 힘이 들었다.

 

그래도 희안한 것은..

처음 들머리에선 힘이 들어 헉헉거리지만..

산의 품속으로 들어갈수록 ..

나는 더 생생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늘 산을 오를 때면 느끼는 것이다.

산이 나를 품어주고 있다는 것을..

 

어느사이 정상이다.

 

 

 

 

 

 

 

 

 

막걸리 한 사발 사달래는 내남자..

나도 한모금 얻어마셔본다.

산정에서 마시는 막걸리 맛이란..

 

그러고 보면..

나는 산에게서 막걸리를 배운 셈이다.

 

 

 

 

 

 

 

 

 

 

 

 

 

 

 

 

 

산정 바로 아래..억새군락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만찬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내남자와 난 조금 아래 호젓한 곳에서 둘만의 만찬을 즐긴다.

그래봐야 김밥집에서 아침에 급하게 공수한 김밥이지만..

그래도 꿀맛..

 

 

 

 

 

 

 

 

 

돌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말끔한 돌 하나를 고이 집어..정성스레 올려둔다.

 

"울아빠..좋은 곳으로 가게 해주세요."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길..

시린 계곡물빛이 반사하여 더욱 그러한 것일까..

단풍이 하도 고와 산객들의 발걸음을 잡는다.

 

내남자가 저만큼 앞에서 기다리거나 말거나..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감탄을 연발하며 셔트를 누른다.

 

 

 

 

 

 

 

 

 

 

 

 

 

 

 

 

 

 

 

 

 

 

당신이 있어..

 

나는 오늘도

 

이 고운 가을빛에 물들 수가 있었어.

 

그래서 고마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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