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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가족 이야기

밀양 홍주네에서

by 벗 님 2013. 3. 1.

 

 

 

 

 

주말..밀양 홍주네에 다 모이기로 했다.

아빠는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신다.

일찌감치 외출준비를 다 하신 아빠는..

엄마랑 내가 느릿느릿하다고 조급해 하신다.

 

 

영남알프스 산자락 아래 자리한 소담스런 네째 주야네 집..

이 곳에 우리 친정식구들..아이들..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참 많다.

 

둘째 랑이랑 세째 월이네는 벌써 도착해 있었고..

안주인인 주야는 하필 초등친구들 모임이라 출타 중이라며..

네째 제부가 환한 웃음으로 우릴 반긴다.

 

 

 

 

 

 

 

 

풍산개 몽이..

 

비가 오나..눈이 오나..바람 부나..

저렇게 밖에서 모든 풍파 다 맞고 서있단다.

집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집에 대한 무슨 트리우마가 있는 걸까?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나뭇가지들..

이웃의 과수원에서 땔감하라며 한 트럭 쏟아놓고 갔단다.

그 마음은 고마우나 정작 땔감용으론 그닥 소용되지 않는다고..

네째 제부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점심으로 잔치국수를 삶아먹고 ..

햇살이 따스히 비추이는 거실에 나른하게 앉았노라니..

창밖으로 네째제부가 마당에 가득한 나뭇더미를

장작용으로 고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세째 제부가 나가 일을 거들고..

잠시 후  막내제부도 합류해 일을 거든다.

 

 

 

 

 

 

 

 

 

 

 

 

 

 

 

 

 

 

 

 

 

 

 

 

 

 

 

 

 

잠시 후에는 월이가 나가 일을 거들고..

나랑 영아가 나가고..랑이도 합류해서..

우리 여자들은 마당에 잔뜩 쌓인 나뭇가지들을 굵기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네째제부는 나뭇가지를 적당한 크기로 고르게 자르고..

그 자른 가지들을 뒷켠의 보일러실로 옮기는 일은

세째제부랑 막내제부가 하고..

 

 

 

 

 

 

 

 

 

 

 

 

 

 

지나가던 마을 이장님 이하 마을남자분들이

잠시 들러 일을 거들어 주시고..

 

이장님 따라온 삽살개를 보자 좋아서 낑낑 대며 애달아 하는 몽이녀석..

그러나 안쓰럽게도 저 삽살개는 몽이에겐 별 관심이 없는 듯..

몽이 근처에도 가지 않고 마당가만 혼자 돌아다니다 가버렸다.

 

 

 

 

 

 

 

 

 

 

 

 

 

 

 

 

 

 

 

 

 

 

 

 

밭일을 끝내신 엄마도 함께 일을 도우신다.

네째제부는 미안한지

그만하자고 나중에 혼자 천천히 하면 된다고..하지만..

"사람 많을 때 그냥 다 해치워요. 나중에 언제 다 해요."

나는 이런 일들이 힘들다기보단 재미나고 신이 나서

끝까지 하자고 부추긴다.

 

 

 

 

 

 

 

 

♬~ 꽃  - 장윤정

 

 

 

 

 

 

 

 

 

 

 

 

 

 

 

 

 

어느새 산더미같던 마당의 나뭇가지들은 

크기별로 굵기별로 가지런히 정리가 되었고..

작은 나무더미 동산을 이루던 마당도

제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그 사이 햇님은 산마루에 걸리었고..

우리도 이제 굽혔던 허리를 펴고

우리가 이룩해낸 일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이 된다.

 

오후 늦게 귀가한 네째 주야가

말끔해진 마당의 변신에 깜짝 놀라며 환하게 웃는다.

그런 동생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괜히 뿌듯하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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