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빠랑 울엄마
스물 여섯..스물 둘..꽃다운 나이에 백년가약을 맺으신 부모님..
농번기에 이웃마을에서 품앗이를 하러 온 울아빠가 너무 마음에 드신
외할머니의 강력한 권유로 결혼을 하신 두 분..
엄마는 가끔 그러셨다.
여름만 바깥 평상에 앉아 이런저런 옛이야기를 하실 때면..
아빠가 곁에 계시든말든..
같은 마을에 서로 좋아하는 오라버니가 있었는데..
그 오라버닌 지금 직업군인이 되어 서울 어디서 별까지 달고 잘 살고 있다던데..
괜히 너거 외할머니땜에 너거 아빠 만나서 이래 고생하고 있다고..
다감하지 못하고 무뚝뚝한 아빠에 대한 불만과
여섯남매 키우며 온갖 고생을 해오신 거에 대한 한을..
엄마는 그렇게 토로하셨던 거 같다.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실 때도 곁에서 그저 암말없이
먼산만 바라보시던 아빠모습도 생각이 난다.
어느덧 엄마아빠의 부부로서의 세월도 47년..
슬하에 1남 5녀를 두시고 다섯 딸 시집 보내어 착한 다섯 사위에..
알토란 같은 손주 열 명..그리고 외아들..
엄마는 항상 가족사진을 찍고 싶어 하셨다.
전에부터 찍자찍자 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한 23명 우리 가족사진..
이번 설에 세째 월이가 어떻게 출장사진사를 섭외해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다.
♥
사진사 아저씨가 오시기 전..
우리끼리 서로 찍고 찍어준 가족사진들..
첫째인 우리 가족
둘째 홍랑이네..
세째 월이네..
네째 주야네..
다섯째 영아네..
백년손님인 다섯 사위와 함께..
1남 5녀 ..아들 딸과 함께..
- 벗 님 -
♬~ 어머니의 손 / 범능스님
어머니 그 두 손에 바람이 불어와 두 손을 가를 때
어머님의 맺힌 그 한이 가슴속에 사무친다
살아오신 그 땅에 물기 마른 그 자리에 가뭄 들고
무서리 지는 시린 그 바람을 어머님 아시네
어머니 그 얼굴에 설움이 몰려와 주름살 깊을 때
어머님의 작은 그 두 눈에 맑은 이슬 흐르신다
흰눈 쌓인 이 땅에 얼어붙은 그 자리에 봄이 오고
웃음 꽃 피는 다순 그 손길을 우리는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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