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철계단 ->용화봉(654m)->등선폭포 -> 금선사
새해 첫산행 코스로 춘천 삼악산행(2013.1.6)을 하기로 한다.
한파가 극성을 부리는 시점이라 춘천행이 슬몃 걱정되기도 했지만..
칼바람 맞으며 선자령에도 올랐는데..
까짓 두려울 게 뭐 있을까 싶은 오만한 자신감이 생긴다.
산에 갈 생각을 하니 나는 또 설레인다.
♥
버스에서 내려 바라본 의암호의 아침풍경은
연무로 더욱 고즈넉했고..
눈 내린 후의 하얀 설경은
호수풍경과 산풍경을 더욱 아스라하게 해준다.
동호회에서 온 듯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수런거리며 올라오니..
멈추어 그들을 보내고 가잔다.
산에서의 사람들 소리를 시끄러운 소음처럼 질색하는 내남자..
난 그냥 그러려니..하는데..
조금은 소란스러이 그들의 행렬이 지나가고..
잠시 후..
아버지와 아들인 듯한 두 사람이 지나간다.
언제나 내 마음시선이 머무는 풍경이다.
산길에도 다시 고요가 찾아온다.
저 아래로 보이는 아침 호수는
더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의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산길 초입에
작은 카페가 있어..
하산길 사람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어줄 듯 하다.
나무마다 하얀 눈꽃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었다.
처음엔 항상 선두에서 저만큼 앞서 가는 내남자..
상원사에서 잠시 멈추어
호흡을 가다듬는다.
날이 포근하다.
바람도 숨을 고르고..
상원사를 뒤로 하고 다시 오르는 길..
저만큼 뒤쳐져서 오는 내남자
.
나는 담배 탓이라고 늘 핀잔을 주지만
본인은 한사코 바빠 운동을 못한 탓이란다.
나는 오늘도 내남자를 버리고
내 호흡에 맞추어 산을 오르기로 한다.
산이 나를 불러 손짓하니..
어서 빨리 그 품안으로 안기고만 시퍼..
잠시 이들과 동행을 한다.
내남자 저만큼 뒤쳐져 온다고 흉 봐가면서..
처음엔 둘이였으나 오랜 세월 후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는..연리목..
완전 수종이 다른 두 나무가 한 몸이 되어 살아온 세월이
신기하기만 하다.
안타깝게도 한 나무는 고사목이 되어버렸다.
상실..그 아픔..
나는 상상조차 하고싶지 않다.
삼악산..
오르는 내내 산이름에 <악>자가 괜히 들어간 게 아니란 걸 실감한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올라오는 길이 암벽등반에 준하는 수준이다.
(암벽등반을 해본 적은 없지만..ㅎ~)
아찔한 구간이 두 어 군데 있었고..
해마다 사고사가 발생하는 곳이니
유의하라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었다.
참 겁쟁이인 나지만 산에만 오면 용감해진다.
아찔한 구간을 오를 때..마침내 올랐을 때..
아찔한 쾌감을 느끼고 있는 나를 느낀다.
내가 언제부터 산체질이 되어버린 게지..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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