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은 흐리고 스산하고 추웠다.
6개의 수시카드 중 3개만 논술에 지원한 우나..
그 마지막 논술시험 치루는 날..
하필 시험시간이 오후 5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평소에도 우나가 가장 헤롱거리던 시간이다.
아이 시험장에 들여보내고..
내남자랑 학교 앞의 작은 커피점에 앉았다.
◆
학부모 대기실 표정..
아이들 시험장 들여보내고 노심초사 기다리는 부모님들..
♬~이런 생각 한번 어때요? 작사│작곡 박창근
이런 생각한번 어때요?
햇볕 따사롭던 어느 날 모든 것이 평온해 보이는 소녀 손에 쥐어진 소세지
그녀석의 삶은 우리완 다르지 어떤 오감의 반응도 인정받지 못해 인간이
예쁜 입으로 공존을 이야기할 때 그들은 오늘도 산 채로 매달려 껍질이 벗겨지곤 하지
후라이드 치킨 좋아하세요? 생구이 삼겹살은 어떤가요?
멋진 그녀와의 데이트 화려한 조명 아래 스테이크
오늘도 그대는 남의 살을 몇 점이나 삼키셨나요?
또 그대는 남의 젖을 몇 통이나 마셨나요?
의심 없이 통용되는 주저 없이 허락되는 이 모든 행위가
이모든 가능이 오히려 당신에겐 악영향을 준다면 어떡하시겠어요?
나의 삶이 너의 삶과 맞물려 있고 인간의 불행 또한 다른 생명체의 불행을 먹고 살죠
진정한 평화를 원하세요? 행복한 그대 삶을 꿈꾸나요?
파괴 없는 삶을 원하세요? 전쟁 없는 삶을 바라나요?
주어진 만큼만 누리는 것 나눠진 만큼만 갖는 것 필요한 만큼만 먹는 것
허락된 만큼의 욕망
내남자랑 운동장에 주차해둔 차 안에서 우나를 기다린다.
내남자 취향의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이 시험 치르고 있을 교실창의 불빛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한 방울..두 방울..빗방울이 듣는다.
급기야 진눈깨비처럼 뿌려지는 빗줄기..
마음마저 스산해진다.
우나가 들어간 입구에서 마치고 나오는 딸마중을 하고 있으려니..
마지막까지 우나의 모습이 뵈질 않는다.
문앞에서 헤매고 있으려니..또 우나가 먼저 나를 찾아낸다.
반대편 문으로 나왔단다.
어려웠단다.
무척 어려웠단다.
"고생했어. 아빠가 근사한 곳에서 저녁 사준대..배고푸지?"
이제 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기다림만 남았다.
딸아..
운명..이라는 게 정해진 건 아니란다.
만들어가고 정성들여 가꾸어 가는 것이란다.
네가 정성들인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를..
아니..그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를..
네 이름자처럼 행운도 함께 하기를..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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