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우나 이야기

우나 논술 치러 가는 날의 가을빛1

by 벗 님 2012. 11. 14.

 

 

 

 

하필 첫시간이라 꼭두새벽같이 서둘러야 했다.

 

 

 

 

 

 

 

 

 

 

가는 길..

 

가로수 은행잎들이 가장 고운 빛깔로 쌓여가고 있었다.

 

 

 

 

 

 

 

 

일찍 출발한 덕분에 조금 느긋하게 시험장에 입실할 수 있었다.

 

시험 치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학부모들을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우나 시험장 들어가는 거 보고 걸어나오는 길..

별의별 대자보가 다 붙었는데..그 중 눈길을 끄는..

 

 

"선도야, 사시도 합격했는데

 

이제 우리 중 하나랑 사겨주면 안되겠니? "

 

 

 

 

 

 

 

 

 

 

 

 

 

 

 

가을이 그 정점을 찍고 분분히 낙하하던 하루..

살아갈수록 가을은 더 깊고 깊은만큼 더 아름답다.

 

젊은날엔 미처 아지 못했던 가을의 그윽함이 느껴진다.

쓸쓸함이나 황량함보다는

아직 나의 가을은 곱고도 눈이 부시다.

 

딸아이 논술 치러가는 그날 새벽의

아름다운 가을빛을 잊진 못하리..

 

 

 

 

 

 

 

 

 

 

 

- 벗 님 -

 

 

 

 

인디언 수니 - 나무의 꿈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크러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들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뜬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자리

나무 끝에 쉬어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사랑 > 우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논술 치던 날  (0) 2012.11.15
우나 논술 치러 가는 날의 가을빛2  (0) 2012.11.14
고생했어. 딸  (0) 2012.11.11
딸을 기다리며2  (0) 2012.11.11
딸을 기다리며1  (0) 201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