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그 끝자락에서 대롱이고
가을이 아름다이 익어가던 무렵이였을까?
눈부시고 아름다와 내겐 오히려 잔인하던 한 때..
유일한 위안이던 텃밭 가는 길에 만난 풍경이다.
♥
하얀 개망초
언제나 아름다운 호수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아..
메타쉐콰이아 가로수길 사이로 난 작은 통로를 빠져나가면..
왼쪽으론 잘 정리된 가지런한 밭들이 주욱 있고..
오른쪽으론 벚나무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길이 나온다.
벚나무 아래에는 근처의 교회에서 가꾸는 잔디가 가지런히 조성되어 있는데..
그 가지런한 잔디 사이사이로 하얀 별꽃이며 오랑캐꽃 나팔꽃..개망초..코스모스..
그외 온갖 이름모를 풀꽃들이 제 계절에 맞추어 자연으로 피고지곤 한다.
하루..
어느 밭가에 어우러져 핀 개망초와 코스모스가 하 이뻐..
길가에 나의 애마 자전거를 세워두고 디카에 담는데..
하나에 꽂히면 그거밖에 모르는 난..
처음엔 하얀 개망초만 보였더랬는데..
어느 순간..하얀 꽃잎들 너머로 저 농부님네가 보였고..
황토빛깔로 기름진 저 가지런한 옥토가 눈에 들어왔다.
참 싱그러운 풍경이다.
승질 급한 코스모스
이 텃밭 가는 길을 참 사랑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달려가듯 설레이며..
이 길을 얼마나 마니 달렸을까..
이 길 위에서 연두빛 봄이 움터나는 소릴 들었고..
벚꽃잎이 눈꽃처럼 흩뿌려지는 아름답고도 처연한 낙화도 목격했다.
그러다 하얀 개망초 무성한 여름이 오고..그 여름이 지쳐갈 무렵..
마침내 가을을 예감하는 승질 급한 코스모스 피어나고
그렇게 가을이 오고 있었다.
내가 사랑하고..내가 기다리던 그 가을이..
♡
나는 요즘 행복하다..
이 가을과 함께라서..
그대.. 함께라서..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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