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3월 9일.
나는 비를 사랑한다.
비가 스치는 공간은 은은한 추억의 영상을 머금고 있다.
오랜만에 마른 나의 감성이 촉촉히 스며드는 뿌듯함을 느끼운다.
생각보다 많은 대화들이 오가고..
우리는 조개껍데기마냥 볼품없는
겉보다는 속을 영글게 하기 위해 두 눈망울을 굴린다.
비가 오는 날은 별님은 잠을 잔다.
비가 측은하다고 느낀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아름답게 대지에 입맞추는 걸 난..알지 못했다.
비는 대지를 사랑한다.
나는 비를 사랑한다.
대지가 비의 황홀한 입맞춤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을 때..
하늘이 내려준 은총에 감사하는 빗방울 동그라미도 튀어오른다.
좀 더 하늘 가까이로 가는 것이 보은인가..하고..
비는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누군가..
그리운 사람에게 띄울 사연이 복잡하게 맴돌고 있다.
어지럽게 나를 괴롭힌다.
무엇이 어떠하기에..
두려운건가?
허세를 부리는건가?
아~삶을 아껴야한다.
가버리면 다시 못 올 무정한 삶을..
영원히 사랑할려면..
유정한 마음으로 사랑해야한다.
- 스무살의 노트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