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이들도 우리 둘도 한가롭다.
내남자가 재래시장에 가자 한다.
싫다고 버팅기는 우나..
주말은 무조건 가족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반 강제로 데리고 간다.
쫌 컸다구..자꾸 우리 품에서 빠져나갈려구 갓잡힌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기집애..승질은..
요즘들어..뾰족해서 찔릴까봐 나두 내남자두 몸사리구 있다. 에휴~
의정부 제일시장..
어디서 유명하다며 듣구 온 내남자가 우리를 데려온 곳
너무 일찍 왔나 보다.
아직 문 열지 않은 곳도 더러 눈에 띄인다.
시장의 규모가 제법 크다.
아이들에게 시장사람들의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픈 마음..
너무 갈끔히 정돈되어 있어 삶의 현장에의 생동감은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짜가 아디다스랑 나이키 저지를 산 우나..입이 찢어질라 한다.
왜 그리 옷 욕심이 많은지..하긴 한참 그럴 나이이긴 하지.
우리 우나가 맘이 쫌 더 이뻤으면..깊었으면..승질 쫌만 여유로웠음..
다듬어지겠지..저 뾰족뾰족 모난 승질도 조금씩 둥글려지겠지.
넉넉히 남은 오후시간..
나온 김에 양주 불곡산 쪽으로 향한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곳곳에 두런두런..부러워라..
나두 산행하구 시픈데.. 오늘 날씨 죽이는데..
요즘 이런저런 사유로 산행이 여의치가 않다.
한 무더기의 산악회 사람들이 저만치서 시산제를 올리고 있다.
내남자가.. 늘 함께 해 줄 수 없으니 산악회같은 데라두 가입하라 하는데..
나는 그걸 못한다.
내남자 없이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나에겐 참 어렵고 어려운 일이다.
산 아랫자락에서 아이들과 노닐다가 돌아오는 길..
임진각으로 향한다.
평화의 광장 하늘엔 연들의 펄럭이는 몸짓이 자유롭다. 바람보다 더..
어릴적에 몇 번 와봤는데두 쏭이는 처음 온 양..기억하질 못한다.
철로가 툭 끊어진 채..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팻말과 함께 녹슨 기차가 있던 자리엔..
이제 저 날쌘 철로가 이어지고 철마는 달리고 있다.
저 북녘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저 오래된 흑백사진..철망 사이에 꽃혀있는 국화 한 다발이 애절하다.
너무 오랜 세월을 기다려 온..가슴가슴들..
뭉그러질대로 뭉그러진.. 기다림..
온 김에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올라..아이들에게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보여준다.
피곤하다고 짜증부리는 우나와 천진하게 쫑알거리는 쏭이가 알까?
저 철조망의 아픔을..현실을..
롯데 마트에 들러 일용할 꺼리를 쇼핑하구..
그러고 보니 결국 필요한 것은 대형마트에 와서 사게된다.
재래시장은 그냥 휘이~둘러만 보구..
나부터도 이러니..자꾸 재래시장의 그 자리가 휑~해져 가는 게지.
하루..
이렇게 또..다시 못 올 하루가 흘러간다.
어차피 잡을 수 없는 날들..
그저 소중하고 소중하게 보내주어야 하리라.
잘가. 나의 하루..
오늘도 수고했어.
- 3.8 벗 님 -
옛날 생각나네요~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가봐요.
저는 시장에서 신발을 사고 콩나물도 사고 생선도 사고 그랬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래시장의 아름다움도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언제 언양 5일장 구경 가려고 해요. 거기에는 대장간도 있구 무쇠솥도 있구
대장간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농사기두 그리고 칼.유명한 소머리국밥.
어제 산에서 사진찍는 분들과 일요일 걸릴때 번개해서 가자고 했지요..
사진 소재도 많다고 ...우나는 멋내기 좋아하고 한창 사춘기 소녀네
지금은 철이없어서 그렇지 나이가 들면 지 엄마처럼 보들보들 할거예요.
그런데 쏭이는 말이 별로없고 생각이 깊은것 같아요...
대구에 이사와요 그러면 신랑 없어도 우리가 보호해서 잘 대리고 다녀주지^^
사진 찍으시는 분들은..
전국 유명한 곳..아름다운 곳..특별한 곳..
다 찾아다니시는 거 같아요..
진즉에 사진공부 해 둘 걸..ㅎ~
멋져보여요..
사진과 함께하는 인생..몹시 부러움~
쏭이는 아직 어려..엄마 말 잘 들어요..
그리구 속이 좀 깊어요..
우난..한마디로 좀 별나요..여러가지 면에서..
사춘기라 그런지 애가 예민해요..
그냥..좀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그런 생각..해요..
아이들 모습..부모의 거울이라 하는데..
내 부족함이려니..
그러게요..
플로라님 옆집 살면서..
플로라님 졸졸~따라다니면
넘~ 재미날덴데..ㅎㅎ
미산님 방에서 플로라님 방에서
몇 번 뵈온 듯한데..
플로라님의 추천이시라면..
당연 아름다운 방일거 같아 설렙니다.
시도 있다하니..
당장 달려가옵지요..ㅎ~
하루..편히 쉬시길요..♡
모처럼 완벽한 식구들과 아름다운 나들이를 하고 오셨군요
재래시장
대형마트니 백화점이니 등에 밀려 예전의 북적거림이 사라진 시장
우리의 전통과 사람다움과 정겨움이 흐릿해져가는 것 같아 쓸쓸합니다
우리도 매일 아침 열리는 길거리 시장에서
할머니,아주머니,....들이 쭈욱~~~펼쳐놓고 파시는 이것저것을 자주 산답니다
우리네 엄마같고 할머니 같은 정겨움에,
월요일 입니다
다시 또 고운 추억 만들어가야지요~!~~^*^
사춘기가 시작되느라고...
그래도 일욜에 흐뭇한 가족나들이를
보기 조아염
난 이미 울 딸들이랑 세대차가 마이 나서 그냥 끼리끼리 놀아요
그래도 가장 잘 통하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 조아요
날씬한 벗님 산에 가시면 어머나 그 미모가 빛나서 산이 훤하겠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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