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거실에 있는 호금조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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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신 둘째 아주버님께서..
홀로 계신 어머님 말벗 하라며..
호금조 한 쌍을 어머님 거실에 두었다.
가슴에 노랑 보라로 화려한 놈이 수컷이고..
수수한 빛깔이 암컷이다.
지난번에도 앵무새인가?? 한 쌍이 있었는데..
어머님께서 새 모이로 깨를 주는 바람에..
굶어 죽었다던가??
해서 한 쌍의 호금조를 새로 사드렸단다.
어머님 집 곳곳에는 세 아들들이 CCTV를 설치해서
매일 폰으로 치매 초기 진단을 받으신 어머님의 동향을 살피곤 하는데..
보면 어머님께서 새장 앞에서 새들과 항상 얘길나누시곤 하신다.
요놈들이 집 안에서 어머님의 유일한 말벗인 셈이다.
늙어가는 일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올말졸망 밤톨같던 자식들은 커서 훌훌 둥지를 떠나고..
이렇게 명절이나 무슨 날이 되어야 빼꼼 다녀가고..
금지옥엽 손주들도 자라서
명절날 할머니 보다는 친구들과 여행 가는 일이 더 중요하고..
자식이 무슨 소용..지들대로 잘 살면 그 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오매불망 그립고 걱정되는 마음 어쩔 수 없고..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옆지기 뿐일진대..
그 옆지기 마저 먼 길 떠나고 홀로 남으면..
어찌들 살아가실까..
무슨 낙으로 살아가실까..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