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8월 그믐날(양력 10월 8일)이
울 아빠 제삿날이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있어..하루 앞당겨 지낸다.
마침 연휴라 며칠 일찍 내려가서 엄마랑
영남알프스 산행도 할 계획이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태풍 콩레이때문에 7일 아침 일찍
백석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향한다.
내남잔 내일(8일) 제사당일에 오기로 하고..
6시간이나 걸려 도착하니..
엄마가 울산터미널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엄마랑 여천천을 따라 엄마네로 가는 길..
부러진 나뭇가지며 우수수 떨궈진 이파리들이며. 진흙탕길이며..
태풍의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
엄마가 출출하겠다며
지난 추석 때 만든 송편을 내어오셨는데..
송편이 예쁘다..너~무 예쁘다.
아마도 유담이 작품이지 싶다.
다음 날..아빠제사 당일..
동생들은 11시에 오기로 하고..
엄마랑 난 오전에 수변공원을 한 바퀴 돌기로 한다.
수변공원 한 바퀴 돌고..
엄마는 수변공원 안에 있는 문화센타에서
라인댄스 수업만 받고 오시기로 하고..
난 동생들이 왔을까..얼른 엄마네로 먼저 간다.
산길에서 엄마랑 헤어지는데..
엄마는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서..
내내 손을 흔들고 계신다.
마치 아주 먼길을 보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엄마의 마음.. 그 사랑을 느낀다.
서둘러 왔는데..
랑이랑 월이가 이미 와서 전을 부치고 있었다.
벌써 거의 다해 놓았다.
동생들은 나와 다르게 손이 재바르고 정갈하다.
네째 주야는 하필 시댁할아버님 제삿날이 같은 날이다.
어차피 음식 하는 김에 오징어튀김이랑 새우튀김..전 몇 가지를
만들어올테니 따로 하지 말란다.
우리 주야 마음씀씀이는 내가 따라가지 못한다.
오후 늦게 온 주야는 지퍼락 큰 통에..
튀김이랑 전을 3통이나 해왔다.
시댁 제사음식 하랴..친정제사음식 하랴..
하루종일 마니 바빴겠다.
평일이라..
동생들은 또 시험기간인 애들 챙기러 집으로 잠시 갔다가..
저녁 7시쯤에 다시 오기로 하고..
난 동생들이 오기 전에 젯상에 올릴 나물요리를 한다.
작은아버님이 오시고..
올핸 큰집 규태오빠네가 오지 않았다.
분명 참석하겠다고 했다는데..
윤달이라 깜박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친가쪽 할아버지 제사에 안가고..
장인어른제사에 참석한 네째제부..
안가봐도 되냐고 걱정을 하니..
할아버님보다 이버님이 더 가깝다며..괜찮단다.
너무 고맙다.
다섯 사위 모두 참석해서..울 아빠 좋아하시겠다.
♡
아빠,
아빠가 하늘나라 가신 지 몇 해가 흘렀는지도 가물합니다.
아주 아득하게 느껴지다가도..
꿈인 듯 생시인 듯..
아빠가 아직 살아계신 것만 같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 가족 이리 다복하고 다섯 사위 하나같이 착하니..
다 아빠가 지켜주신 덕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육신은 비록 스러져 백골이 되어도
영은 남아 늘 우리를 지켜주시고 있다 믿고 있어요.
아빠,
그 곳에서 평안하세요.
생전에 무심하셨던 엄마,,
항시 지켜주셔요.
그리고 우나가 취직해서 미국에 가있어요.
우리 우나 무탈하도록 지켜봐 주셔요.
아빠가 생전에 가장 즐기셨던 믹스커피 한 잔
올립니다.
1848
수변공원에서 엄마랑 헤어지고,,
신선산 소똥비알길에서..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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