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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쏭이 이야기

월드컵 축구 독일전이 있던 날

by 벗 님 2018. 7. 2.

 

 

 

 

 

 

 

 

 

월드컵 축구 독일전이 있던 날 저녁..

 

쏭이가 혼자 심야영화 보러 갈거란다.

 

내남자가 혼자 가지 말고 엄마도 데리고 가란다.

 

심야영화 보고나면 자정이 훌쩍 넘을테고..

 

야심한 시각 홀로 집으로 돌아 올 딸이 걱정되어

 

내 핑계를 댄 것일 것이다.

 

"엄마, 같이 갈래?

 

" 응.."

 

혼자 심야영화 보러 간다는 딸이 걱정되지만..

 

가지 마라는 소리는 못하고..

 

나를 딸려 보내는 내남자..

 

 

축구 독일전을 보고 싶긴 했지만..

 

쏭이가 이런다.

 

" 엄마, 100% 지는 게임이니깐 차라리 안 보는 게 나아.."

 

"글치.."

 

 

 

 

 

 

 

 

 

 

 

 

 

 

 

 

 

 

 

 

 

 

 

 

 

 

 

 

 

 

 

 

 

 ♬~

중독된 사랑과 어울리는 애절한 팝모음

 

 

 

 

 

 

 

 

 

 

 

 

 

 

 

 

 

 

백석터미널 메가박스..

 

11시 몇 분 꺼로..쥬라기월드를 예매한 쏭이..

 

콜라 큰 거 하나만 사서 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월드컵 축구 독일전을 포기하고

 

우리처럼 심야영화 보러 온 사람이 열댓 명쯤?

 

우리 옆라인에 삼십 대쯤으로 보이는 남자 네 다섯 명이 앉았는데

 

입구에서부터 인상이나 행동거지가 왠지 불량스러워 보였는데..하필..

 

영화 보는 내내 자기네들끼리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상식이 부족한 건지..안하무인인지..

 

두 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남자들이 무서워 화장실도 갈 수 없어 안절부절하니

 

쏭이가 같이 따라가 준다.

 

 

쏭이는 영화 보는 내내 나를 체크한다.

 

엄마가 또 꾸벅 졸고 있지나 않나..하고..

 

잘 참다가 끝나기 몇 분 전에 깜빡 졸았던가 보있다.

 

문득 눈 떠 보니 스크린에는 끝나는 자막이 흐르고 있다.

 

 

쏭이가 폰을 확인하더니..

 

" 헐..엄마 대박~우리가 2대 0으로 이겼대.."

 

" 설마? 오보 아니야?"

 

독일을 ..그것도 2대 0으로 이기다니..

 

믿기지 않았지만..영화관 안 여기저기서 환호와 탄성이 흐른다.

 

진짜 대박이다.

 

16강 진출하지 못한 건 너무나 아쉬웠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에 무척 흥분되고 기뻤다.

 

축구 독일전을 못 본 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딸과의 심야영화 데이트가 내겐 훨씬

 

의미있고 값진 시간이었다.

 

 

새벽 2시를 향해 가는 시간..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쏭이랑 함께 걷는 유월의 새벽공기..

 

새벽바람이 참 좋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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