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리꽃이 좋다고 하셨다.
스무살의 나는 ..
자취집 마당에 피어 있는 나리꽃을 뿌리채 캐어
목단꽃이 피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울산의 엄마에게 가져다 주었다.
엄마는 노오란 나리꽃처럼 웃으셨다.
엄마는
산길에서 만난 하얀 도라지꽃이 참 이쁘다고 감탄을 하셨다.
엄마도 나처럼 하얀 꽃을 좋아하시나 보다.
하긴..하얀 꽃의 그 청초와 순수를 좋아하지 않을 여인이 있을까..
문득..저 하얀 산도라지꽃이 엄마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적한 산길에 홀로이 뿌리 내린 도라지의 끈기와 강인함..
굴곡진 세월을 고고히 지켜내신 울엄마의 하얀 세월을 닮았다.
저 산도라지꽃도 외로워 힘들어 울었을까..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적에
통곡하시던 엄마의 하얀 치맛자락을 꼬옥 움켜쥔 이후..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엄마의 숱한 눈물을
저 도라지꽃은 알고 있을까..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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