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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쏭이 이야기

쏭이 수시 치던 날2

by 벗 님 2016. 10. 13.

 

 

 

 

 

 

 

 

 

 

 

 

전날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떨어진 날이었다.

초겨울 인양 추웠고 바람도 매섭게 불었다.

수험생도 학부모들도 다들 움츠린 채 발걸음을 빨리 한다.

이렇게 추운데 어제 산 후드티 하나만 달랑 입고 온 쏭이가 걱정이 되었다.

시험 치는 내내 벌벌 떨고 있는 건 아닐까..

쏭이가 늘 마시는 집에서 만들어 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아빠 차에 두고 내려 구내의 커피점에 들렀더니 주욱 늘어선 줄..

포기하고  생수 한 병들고 입실해서 그것도 맘에 걸리고..

 

 

 

 

 

 

 

쏭이 들여보내 놓고 학부모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20여분 지났을까..

배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토할 것만 같다.

점점 심해지더니 급기야 창자가 꼬인다.

도무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몰려온다.

일단 복도로 나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쪼그려 앉는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한다.

아침에 먹은 게 없어서 헛구역질만 올라온다.

내 경험상 식중독 같다.

 

'내가 아침에 뭘 먹었지?'

가만 생각해 보니 쏭이가 김치볶음 먹고 싶대서..

김치볶음에 넣을 연어 통조림 따서..

그걸 생으로 살짝 맛보았는데..

아무래도 거기에서 탈이 난 듯하다.

 

너무 괴로워서 복도에 주저앉아 끙끙거리고 있으려니..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양호실에 한 번 가보라며..

손수 나를 양호실로 안내해 주신다.

 

깔끔하고 너른 양호실..

양호 선생님도 친절하시다.

약을 주시고 좀 누웠다 가라며 침대의 전기장판에 불도 켜주시고..

배 위에 핫팩도 따뜻하게 올려주신다.

 

일단 우나에게 배 아프지 않냐 톡을 하니

우나는 괜찮단다.

무엇보다 쏭이가 걱정이다.

나처럼 배앓이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던가 보았다.

 

선생님이 깨우며..

아이들 시험 다 보고 나오고 있다고,.

따님이 기다릴 거 같아 깨웠다고..

후다닥 일어나 감사하다고 거듭거듭 인사를 드리고..

 

우우루 아이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오고 난 한참 후에..

쏭이가 나온다.

다행히 따스한 창가에 앉아서 하나도 안 추웠고..

컨디션도 좋았단다.

 

캠퍼스 화단에

하얀 구절초가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보랏빛 쑥부쟁이도 아름드리 피어 있었다.

그러나 하나도 사진에 담질 못했다.

양호실에서 약 먹고 한 잠 잔 덕인지..

다행히 배앓이와 구토는 한결 나아졌다.

 

 

 

 

 

 

 

 

 

 

 

 

♬~새터의 태양-Susan Jacks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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