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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포임/♣산다는 거

딸아

by 벗 님 2010. 3. 20.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외할머니께선 산나리를 무척 좋아하신댔어.

스무살 이 엄마는..

주인집 마당에 핀 산나리를 캐다가 외할머니께 갖다 드렸지.

 

외할머니께선 목단이 참 좋으시댔어.

엄만..또..

주인집 화단의 목단을 캐서 외할머니께 갖다 드렸지.

 

대구에서 울산까지..

산나리랑 목단이 행여 시들까 꽃대궁 부러질까

스무살 엄마는 조바심 치며 조심히 버스에 올랐지.

 

외할머니께선 이 엄마가 가져다 준 산나리랑 목단을

아파트 화단의 작은 텃밭에 심으셨고 무척 좋아라 하셨지..

 

 

딸아..이 엄만..

산야에 지천인 하얀 들꽃무리가  눈물나게 좋단다.

보라빛 들국화가 무리지어 피어나면 사무치도록 좋단다.

 

 

 

 

 

 

 

 

 

 

딸아..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단다.

 

딸아..

봄풀들이 돋아나고 있단다.

 

딸아..

봄비가 내리면 젖거라.

 

딸아..

봄비에 피어나고 돋아나거라..

 

봄풀처럼..

봄꽃처럼..

 

강인하고 어여쁘거라..

 

딸아.. 

냉이꽃이 피기 전에

봄나물도 캐러 가자.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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