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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모놀로그/☎독백1

마흔 다섯 나를 찍다 1

by 벗 님 201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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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눈이 참 많았던 날..

자전거를 타고 호수로 나간 날..

 

딸아이가 준 엠피에서 이 노래가 흘렀다.

가슴에 서러움이 고여오고 눈물이 흘렀다.

 

그 후..수도 없이 이 노랠 들었다.

듣고 ..또 듣고..들었던..

 

그때 그 여자..

 

 

 

 

 

 

 

 

 

 

 

 

 

 

 

 

 

 

 

 

 

 

 

 

 

 

 

 

 

 

 

가을햇살이 눈부신 어느 하루였습니다.

너무 눈이 부셔 내가 가진 근심일랑.. 걱정일랑..

차창을 통해 분사하는 햇살에 알알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날이였습니다.

다 잊고..나는 철모르는 아이처럼 잠시 행복에 겨웠더랍니다.

 

 

 

이곳에다 나를 떨구어놓고 업무 보러간 내남자 기다리며..

내가 나를 봅니다.

문득.. 한동안 보고싶지 않았던 내모습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느 날부터였을까요..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일이 두려워졌습니다.

점점 초라해져 가는 나..

생기 잃어가는 중년의 여자 하나가 거울 속에서

슬픈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더 이상 이쁘지도 젊지도 않은 나를 확인하는 일이

무섭기조차 했습니다.

 

 

그러나..오늘은 햇살이 너무 화사합니다.

핸폰에 비추이는 내 얼굴이 햇살만큼이나 화사합니다.

따로이 뽀샾을 하지 않아도 가을햇살이 자동뽀샾을 해 주었습니다.

내 눈엔 내가 이뻐 보여..

우나랑 쏭이에게 이 사진을 자랑처럼 보여주었더니..

"엄마 살쪘네.."

이뿌게 나왔네..그 소리가 듣고시펐더랬는데..

 

 

 

 

 

 

 

 

나는 나를 사랑했습니다.

자기애가 유난히 강하다는 소릴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기적이라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사는 동안에 나는 나를 참 사랑했더랍니다.

 

 

 

 

지금요?

 

지금은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듯 합니다.

 

왜냐면요..

 

왜냐면..

 

지금 내모습이

 

너무 초라한 때문이지요.

 

너무 한심한 때문이지요.

 

 

아..

 

나를 다시 사랑해야 겠습니다.

 

나를 다시 사랑하고 싶습니다.

 

 

사랑하고 싶습니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