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아침..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자전거와 함께 엘리베이트를 탄다.
6층에서 타시는 할머니..가끔 마주치시는 분..
"안녕하세요?"인사를 나누고..
내리시면서 내가 들고 있는 음식물쓰레기를 달라 하신다.
괜찮다고..내가 버리겠노라고 몇 번을 거절했는데도..
한사코 버려주시겠단다.
그 냄새나는 걸..너무 황송하게도..
아침에 만난 따스한 마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마음이 경쾌하다.
아침햇살 부시길래..
따사로운 줄 알고 민소매 째즈복에 짚업후드만 입은 나..
소매자락 사이로 에이는 바람이 솔솔 파고든다.
그런데 춥지 않다.
이미 마음이 훈훈히 데워졌기에..
육교아래 노점에서 잡곡이랑 간단한 야채를 파시는 할머니..
나는 언제나 이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4년전쯤..우연히 길을 가다 잡곡을 사게 되면서 알게되었는데..
현미 한 되를 사면..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정말 덤으로 주시는 게 더 많다.
이것도 맛봐라..저것도 맛봐라 하시며..
흑미며..검은콩, 조,율무,보리..
본인이 파시는 잡곡들을 골고루 담아 한 봉지 더 주신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오히려 내가 잡곡을 사는 게 할머니에게 더 손해를 끼치는 거 같다는..
정말 지갑을 열고 돈을 더 드리고시픈 맘이 굴뚝같다는..
어느 날인가..
쏭이랑 잡곡사러가서 할머니께 드링크 한 병을 드렸더니
파시던 꽈리고추 한 바구니를 그냥 푹 담아주신다.
'그거 삼천원어치인데..'
막무가내로 주시니 매번 그냥 받아들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고마움보다 왠지모를 죄송함..
돌아오면서 쏭이가 나를 타박한다.
'엄마..그거 왜 받아오세요.'
'그러게..왜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지..'
할머니 저리 장사하셔서 남는게 있으실래나?
어느 저녁무렵 쏭이 마중가는 길에보니..
할머니께서 노점을 정리 중이신데
그 옆에서 열씨미 거들고 있는 젊은남자..
아들인가 보다.
호리호리하지만 참 착하게 생긴 남자..
정말 법 없이도 살 것 같이 생긴..
나는 맘이 놓였다.
아..다행이다.
할머니에게 저리 든든하구 착한 아들이 있어서..정말 다행이다.
내 맘에 괜히 안도의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구 또 한 분..
라페입구에서 과일이랑 고구마 파시는 아주머니..
내남자랑 나의 아침은 늘 고구마이기에..자주 들르는 곳..
다른 곳 보다 맛도 좋고 양도 거의 두 배 정도..
어느날 고구마가 끝물이라 가격이 마니 올랐다하시며
괜히 미안해 하신다.
그러면서 귤을 한움큼 덤으루 담아주신다.
나는 또 걱정이다.
이리 장사하셔서 남는 게 있으실까?
가난하지만 참 넉넉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
에이는 바람에 시릿한 몸과 맘..
한 번에 데워주시는 인정..
이런 훈훈한 마음들이 있기에..
살만한 세상..
살아봄직한 날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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