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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여행 이야기

딸과 나-Nichols Bridgeway 에서

by 벗 님 2020. 1. 15.

 

 

 

 

♬~ Erste Liebe Meines Lebens(내 인생의 첫 사랑) / Monika Martin

 

 

 

 

 

 

 

 

 

 

 

 

 

 

 

 


 

 

 

 

 


 

 

 

 

 


 

 

 

 


 

 

 

 

 

Nichols Bridgeway 에서

 

딸과 나..

 

 

 

 

 

 

그 이국의 남자에게 감사해야 할까..

 

어찌보면 그 남자 때문에 우리의 행로가 이 다리 위로 변경된 것이니까..

 

 

시카고 피자를 먹고 남은 피자를 투고박스에 담아 들고는

 

밀레니엄 파크에서 시카고 미술관으로 가는 길..

 

어느 순간 한 남자가 우리 모녀를 계속 주시하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멈추면 멈추고 우리가 걸으면 걷고..

 

아주 노골적으로 우릴 빤히 쳐다보며 따라오는 것이었다.

 

 

그걸 눈치 채고는 무서워

 

공원벤치 사람이 많은 곳에 잠시 앉아있는 척을 했더니

 

바로 앞에 멈춰 서서 우릴 지켜보고 있는 것이었다.

 

안되겠다 싶어 오던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저 니콜스 다리 위로 걸어갔다.

 

또 따라올까 두려워하며 뒤를 돌아보니..

 

다행히 그 남자는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 남자가 왜 우릴 따라왔을까..

 

합리적인 추론을 해보았다.

 

우나의 미모에 끌려 따라온 건 아니였다.

 

왜냐면 그 남잔 줄곧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와 자꾸 눈이 마주쳤었다.

 

그렇다고 나의 미모?에 끌려 따라온 건 더욱 아니였다.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남자의 행색이 초라했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그럼??

 

아??

 

시카고 피자..

 

내 가방 안에 있는 남은 피자의 풍미가 사방에 가득할 정도였으니..

 

" 우나야, 그 남자 혹시 배가 고파 따라온 거 아닐까?"

 

" 엄마 가방에 피자 남은 거 그거 냄새 땜에.."

 

"아~~엄마 그랬나 봐~~그런 줄도 모르고~~"

 

우나가 마음 아파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

 

우나도 나도 우리의 추론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그 남자에 대한 안쓰런 마음이 들었다.

 

 

피자냄새에 배고파 따라오는 부랑자가 무서워..

 

우린 자꾸 도망만 치려했으니..

 

 

 

 

 

 

 

 

 

 

 

- 벗 님 -